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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승희 Apr 29. 2020

08. 잘 읽는다고 다 잘 쓰는 것은 아니다

쓰는 힘은 읽는 힘/ 스즈키 신이치 / 위즈덤하우스



08. 잘 읽어야 잘 쓸 수 있지만 잘 읽는다고 다 잘 쓰는 것은 아니다

쓰는 힘은 읽는 힘: 글쓰기가 만만 해지는 독서법 / 스즈키 신이치 / 위즈덤하우스


151110 이사도 잘하고 축제도 잘 끝나고 나는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다. 처음 책을 읽기 시작할 때 하루 혹은 이틀이면 충분하겠다고 생각했던 책이었는데 몸과 마음의 분주함으로 일주일을 훌쩍 넘기고 말았다. 다 읽고 나서 든 생각은 나는 한번 보고 나면 그 이후로는 더 이상 새로울 것이 없는 같은 패턴의 반복인 사람은 아닐까 하는 것이었다. 나는 그런 사람이고 싶지 않다. 나는 한결같으면서 다양한 면을 가진 사람이고 싶다. 그런 사람이 매력적이라고 생각한다. 책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하나의 주제로 묶여있지만 그 주제 안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이야기가 풀어져 그것이 감동으로 이어지는 책이 나에게는 매력적이다. 이 책은 나에게 그리 매력적이지 않았다.


 우선 나는 글쓴이의 생각에 전적으로 동의하는 바이다. 정말 잘 읽어야 잘 쓸 수 있다. 그런 이유로 잘 읽으려는 노력하는 나이지만 이 이야기가 책 한 권으로 쓸 만큼의 내용인지 의문이 들었다. 내 생각이 잘못된 것은 아닌지 확인하는 차원에서 꼼꼼하고 신중하게 읽어 나갔다. 그러나 그다지 기발한 내용은 등장하지 않았다. 일반적인 내용이었고 같은 이야기의 반복이었다. 책 읽는 도중에도 책을 다 읽은 지금에도 기사 한 편이면 충분히 전달할 수 있을만한 내용이라는 생각이다. 주제가 좋다고 다 좋은 책은 아니다. 물론 좋은 책이 아니라고 해서 나쁜 책은 아니다. 이 책은 예문이 정말 많은 책이다. 허나 꼭 예문이 그리 많아야 이해가 될 만큼 어려운 내용이 아니라 좀 더 간략했어도 좋았을 것이다.


책을 읽는 과정에서 얻을 것도 있었고 책이 재미없지도 않았다. 몇몇 마음에 드는 구절들을 메모했고 마지막 부분은 내 마음의 큰 울림을 주었다. 하지만 왜 이걸 굳이 책으로 까지 냈을까 하는 의문은 지울 수 없다. 이 책만 읽으면 글쓰기가 쉬워질 것 같지만 내 생각에 이 책을 읽었다고 글쓰기에 큰 도움을 받을 만한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좋은 글의 요건이나 글쓰기를 잘하기 위한 이론적인 방법은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방법을 몰라서가 아니라 실천이 어려운 것이다. 그리고 잘 읽는다고 해서 다 잘 쓰게 되는 것은 또 아니라 생각한다. 잘 읽게 되면 이상한 문장과 올바른 문장을 구분할 수 있는 능력은 얻게 될 테지만 그것을 구별할 줄 안다고 해서 좋은 문장을 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글쓰기를 잘할 수 있는 기본 요건이 충족될 뿐이다. 내가 이 책을 읽으면서 생각한 바는 좋은 글쓰기를 위해서는 쓰게 하는 힘이 우선시 되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나는 꾸준히 쓰기만 한다면 글쓰기는 이미 반절은 성공이라 생각한다. 그러니 꾸준히 쓰게 할 수 있는 힘이 필요하고 이를 전할 수 있어야 한다.


산길을 오르면서 이런 생각을 했다. 이치만을 따지다 보면 다른 사람과 충돌한다. 다른 사람에게만 신경을 쓰다 보면 자신의 발목이 잡힌다. 자신의 의지만 주장하면 옹색해진다. 참으로 인간 세상은 살기 힘들다. 살기 힘들다는 생각이 심해지면 살기 편한 곳으로 옮기고 싶어 진다. 어디로 옮겨도 살기 힘들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 시가 써지고 그림이 그려진다. 나쓰메 소세키의 단편 <풀베개>의 한 구절입니다. 이 글에서 나쓰메 소세키의 예술관을 엿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글쓰기의 의미도 알 수 있습니다. 세상이 살기 힘들다고 느꼈을 때, 그래도 살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했을 때, 시를 쓸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아라카와 요지는 "현실을 뛰어넘는 비현실의 세계"라고 했습니다. 글쓰기 역시 현실 그대로가 아니고 꿈과 기대가 담겨 있어야만 합니다. 그리고 이런 글쓰기를 뒤에서 바쳐주는 것은 사실 삶의 고뇌입니다. 이 사실을 반드시 마음에 담아두었으면 합니다.


별 다섯 개 중 다섯 개를 다 주고 싶을 만큼 내 마음에 담겼던 이 마지막 구절을 글쓴이의 말대로 마음에 오래오래 담아두고 내 것으로 만들 것이다. 현실의 기록도 중요하지만 앞으로의 바람과 이상을 꾸준히 기록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리고 그것을 현실로 만들 수 있는 글쓰기의 힘을 나는 믿는다. 나는 내가 믿는 바를 실천하며 살아감으로써 글쓰기의 힘을 전하고자 한다.


#쓰는힘은읽는힘  #스즈키신이치 #위즈덤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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