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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승희 May 16. 2020

 14. 경험 부족이 자신감 결여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

시몬느 스토리 / 유효상 / 21세기북스

 14.

"경험 부족이 자신감 결여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

시몬느 스토리 / 유효상 / 21세기북스


160204 이 책을 통해 만난 문장 중 마음에 새기고 싶은 문장, 나에게 필요한 문장이다. 그리고 이 책은 시몬느 스토리가 아니라 시몬느의 회장 박은관 스토리다. 이야기의 시작도 중간도 끝도 그랬다. 세계적인 명품을 생산하는 기업이 우리나라 기업이라는 점은 꽤 놀라웠다. 그래서 그런지 책을 읽기 전 기대를 참 많이 했나 보다. 뭔가 다를 것이라는 그런 기대감이 있었다.


시몬느는 대단하다. 거기에 대해선 두말할 나위가 없다. 그런 시몬느가 되기까지 ‘박은관’이라는 사람과 그의 끈임 없는 노력이 분명한 역할을 했을 것이다. 그리고 시몬느는 그 사람이 일궈낸 업적임에 분명하다. 허나 나는 그럼 자서전을 쓰면 되는 것을 굳이 왜 제목을 '시몬느 스토리'라고 했는지는 잘 모르겠다. '시몬느=박은관'이라는 공식에 의한 너무 당연한 논리를 내가 받아들이니 못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책을 통해 만난 그가 신선했던 점은 탄탄대로였던 가업을 잇지 않고 자신이 원하고, 하고자 하는 일에 도전하고 개척을 했다는 점이다. 그리고 그의 피나는 노력 덕분에 그러한 성과를 냈다는 점에서는 진심 어린 박수를 보낸다.


그런데 내 마음이 비비 꼬였나 보다. 책을 처음 시작하고 얼마 안 있어 '이런 사람들이 이런 책 좀 안 내면 안 될까'하는 생각을 했다. 너무나 진부하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 노력을 했고, 남들과는 다른 길을 갔고, 포기하지 않았고.... 어떤 사람은 진부하다는 이유로 자기 개발서를 싫어하기도 하지만 나는 자기 개발서를 좋아하는 편이다. 뻔한 내용이긴 하지만 그 안에 담긴 진심이 담겨있고 나에게 그 진심이 느껴지면 그만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책은 그렇지가 않았다. 자신의 이야기가 아니어서 그랬을까? 그 사람이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노력도 노력이지만 '밥상머리 교육을 잘 받아서, 능력을 타고나서'라는 내용의 페이지를 읽을 때는 좀 화가 나기까지 했다. 그의 업적이나 노력에는 박수를 치지만 자신이 직접 쓴 것도 아닌 남의 손을 빌어 굳이 이렇게 책을 내고 싶은 이유를 나는 잘 모르겠다.


그는 나쁘지 않았으나 나는 그의 이야기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내가 그보다 호화로운 환경에서 자라지 않았기 때문에 느끼는 감정일지도 모르겠다. 그런 나의 바람은 자신은 그러한 좋은 여건 덕분에 노력한 만큼의 성공을 이뤄낼 수 있었다고 그러니 자신과 같은 좋은 여건이 아닌 사람들도 노력한 만큼의 성공을 얻을 수 있도록 돕고 싶다고. 그런 마음가짐을 가지길 바라는 것은 너무 말도 안 되는 상상일까. 그래도 그가 만든 '핸드백 박물관'과 '시몬느 사옥'은 몹시 궁금하다. 또 기회가 되면 마음에 드는 시몬느 백도 살 생각이다. 이 책은 조금 실망스럽지만 시몬느는 대단하니까. 그리고 응원하고 싶고 시몬느가 발전했으면 그래서 그런 기업문화가 우리나라에 퍼졌으면 좋겠다.



이제 새로운, 내가 진짜 읽고 싶었던 책을 읽어야 한다. 이 기록을 하지 못해 며칠 동안 새로운 책을 시작하지 못했다. 내가 책을 읽고 기록하는 것을 왜 이렇게까지 중요하게 여기는지 잘 모르겠다. 한때는 너무 좋아서 하던 일이었는데 이제는 잘 모르겠다. 내가 뭐 잘난 사람도 아닌데 이렇게 한다고 누가 봐주는 것도 알아주는 것도 또한 그것을 바라는 것도 아닌데 왜 그럴까 싶다. 나와 약속이니까 그리고 나중에 보면 좋을 테니까 하는 것인데 이번처럼 책이 그냥 그럴 때 건너뛰어도 무방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정말 짧게 쓰고 넘어가고 싶었는데 나에게 그건 너무 어렵다. 잘 되지 않는다. 뭐든 이렇게 주절주절 구구절절 참 길다. 더 실력을 쌓아야 하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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