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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승희 May 21. 2020

16. 이 책은 좋은 책이다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 유시민 / 생각의 길

16. 이 책은 좋은 책이다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 유시민 / 생각의 길


160227 나 자신과 대화하게 하는 책이 좋은 책이기 때문이다. 선생님은 이런 책을 왜 읽냐고 했다. 글쓰기에 도움이 되느냐고. 그러지 말고 소설을 많이 읽으라고 말이다. 솔직히 이런 책을 읽는다고 글쓰기에 큰 도움은 되지 않는다. 그냥 선생님이 책과 관련된 책에 관심을 갖고 모으는 것과 비슷한 것이라고 말씀드렸다. 그러자 선생님은 그건 흔하지 않고, 아무도 하지 않지만 이런 글쓰기 책이야 흔하고 너 말고도 하는 사람이 많다고 하셨다.


처음에 그 이야기를 듣고 살짝 흔들렸다. '진짜 그런가? 내가 하려는 것이 무의미한 일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책을 읽어나가면서 앞서 들었던 생각을 떨쳐 버릴 수 있었다. 나는 이 책을 읽는 동안 글쓰기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나는 이러한 책을 통해 그 시간을 얻고자 했던 것이었다. 또 그 시간을 통해 나는 내가 생각하는 올바른 글쓰기와 글쓰기 방법에 대한 답을 찾게 된다.


시간이 흘러 나보다 먼저 이러한 서점 혹은 도서관을 누군가 만든다 해도 좋다. 내게는 이러한 책을 읽는 시간과 읽음으로써 나 스스로 찾고 얻게 되는 답만으로도 충분히 값지다 생각한다. 또 앞으로 내가 원하는 일을 하는 동안 참고자료 역할도 톡톡히 해줄 것이다. 그러니 내가 가고자 하는 길을 묵묵히 가야겠다. 인생을 살다 보면 이렇게 흔들리고 제자리로 돌아오고를 반복하게 된다. 그리고 이러한 작은 경험들이 모여 큰 흔들림도 이겨낼 수 있게 하고 작은 흔들림에는 흔들리지 않게도 해준다 생각한다.


글쓴이는 훌륭한 글이란 훌륭한 가치를 잘 표현해낸 글이라고, 그런 훌륭한 가치를 담은 글을 쓰기 위해서 내면에 그런 가치를 담아야 한다고, 그런 내면을 가지기 위해선 그런 삶을 살아야 한다고 한다. 가치, 내면, 삶 이 세 가지가 연동이 된다는 것이다. 과거에 읽었던 '어떻게 살아야 할까'에서 글쓴이는 '말과 글과 삶이 일치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던 것과 흡사하다. 나는 글쓴이의 이런 주장에 적극 공감한다. 그래서 이러한 대목을 읽을 때 무척이나 반가웠다.


또 마음에 들었던 대목은 왜 쓰는지 모르면 잘 쓸 수 없다고 하는 대목이었다. '나는 글을 잘 쓰고 싶다. 내가 글을 잘 썼다고 생각하는 대목은 쉽고 그 사람이 이야기하고자 하는 바가 명확하게 혹은 그 진심이 느껴지는 글이다. 나는 그런 글을 쓰고 싶다. 내가 글을 잘 쓰고 싶은 이유는 내가 느끼고 생각하는 바를 표현하기 위함이다. 말로 하는 것보다 글로 하는 것이 난 더 효과적이라 생각한다.'


글쓴이는 이렇게 왜 쓰는지에 대한 이유가 명확하지 않으면 잘 쓸 수 없다고 주장한다. 나는 이것을 좀 더 넓혀 생각할 수도 있다고 본다. 왜 해야 하는지 모르면 무언가를 잘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왜'는 생각하지 않고 '잘'에만 초점을 맞춰 생각하는 듯하다. '왜'에 따라 '잘'의 기준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모른 척하고 싶은 모양이다. 아니 어떤 '왜' 에도 어울리는 '잘'을 요구하는 것 같다. 나는 '왜'를 중요시하는 사람이라 글쓴이의 이러한 주장에 공감할 수밖에 없었다.


이 책을 읽으며 흥미로웠던 단어가 하나 있다. 바로 '글쓰기 근육'이다. 문학적인 글쓰기는 천부적인 재능이 필요하나 논리적인 글쓰기는 이 글쓰기 근육을 키우면 잘 쓸 수 있다고 한다. 글쓰기 근육은 우리가 운동을 해서 키우는 근육처럼 글쓰기를 많이 해서 키우는 근육을 뜻한다. 이 근육은 아날로그 방식 글쓰기를 통해 더 잘 발달한다고 한다. 나는 책을 읽으면 '그래, 잘하고 있어.' 하고 마음을 다독일 수 있어 좋았다.


나는 이 책이 국어 선생님들의 필독서가 되었으면 좋겠다. 또 학부모들께 적극 추천하고 싶다. 다는 아니더라도 이 네 가지 챕터는 꼭 읽어 보셨으면 좋겠다 제발. '1. 논증의 미학, 3. 책 읽기와 글쓰기, 6. 아날로그 방식 글쓰기, 7. 글쓰기는 축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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