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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승희 May 25. 2020

17. 건강한 소비

작은 책방, 우리 책 쫌 팝니다/ 백창화, 김병록 지음/ 남해의 봄날

17. 건강한 소비

작은 책방, 우리 책 쫌 팝니다/ 백창화, 김병록 지음/ 남해의 봄날 


160527 책을 읽는 동안 자꾸만 생각하게 되는 단어가 있었다. 바로 '건강한 소비'다. 크게 보아 진정 합리적인 소비를 이르지만 우리가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합리적'이라는 말은 너무 표피적인 의미로 사용되고 있어 나는 이를 '건강한 소비'라 부르고 싶다. 내가 하는 소비가 단순한 소비가 아니라 그 소비에 따른 흐름을 생각하고 그 흐름이 내가 좋아하고 아끼는 것, 꼭 지켜야 하는 것들을 지키는데 조금이나마 보탬을 되길 살피는 일이다. 이 책을 읽는 내내 이러한 생각들을 하며 앞으로 이 건강한 소비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것이 궁극적으로 내가 행복해지는 적극적인 방법이다. 


선생님께서 예전부터 만들어 보자 하셨던 책이 하나 있는데 그 책도 이 책처럼 일정한 공간에 대한 이야기를 묶는 것이었다. 그래서 처음 이 책을 알게 되었을 때 참 반가웠던 기억이 있다. 그만큼 기대도 컸다. 그래서인지 그냥 독자의 마인드가 아닌 기획자의 마인드로 책을 읽게 되었다. 그러자 마치 내가 뭐라도 된 듯 책에 대한 평가를 하게 되었고 그러자 아쉬운 점들이 눈에 들어왔다. 그것은 공간에 대한 설명이 너무 주관적이라는 것이다. 물론 작가의 시각에서 공간을 바라보고 이야기하는 것이야 너무나 당연하다. 하지만 좀 더 객관적인 시각을 가지고 그 공간들을 소개해주었더라면 좀 더 좋지 않았을까 싶다.


책방 주인 분들의 목소리를 좀 더 담았더라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공간 소개에 초점이 아닌 '저자의 이야기'를 하는데 공간이 덤으로 들어간 듯한 느낌을 받았다. 그 이유는 자신의 생각하고 느낀 공간에 대한 이야기가 중점적으로 되었기 때문이다. 원래 그것이 의도였다면 내 생각이 짧은 것이다. 어떠한 공간을 싣고 안 싣고의 기준을 명확히 밝혔으면 좋았겠다 하는 생각도 들었다. 선택 기준이 모호해 왜 어떠한 공간은 실리고 실리지 않았는지에 대한 의문이 생겼다. 


하지만! 이러니 저러니 해도 분명한 사실은 이 책은 기획의도가 너무나 좋은 책이다. 아무도 생각하지 않았던 아니 생각만 했을지 모르는 일을 실행했다는 점만으로도 훌륭하다. 그리고 이렇게나 많은 독립서점이 있다는 것을 세상에 알려줬다는데도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참 좋은 책이다. 앞부분에 방문객을 맞이하는 데 있어 가지는 태도나 마음에는 정말 200% 공감을 했다. 내 마음에 들어갔다 나오기라도 한 듯한 이야기에 공간을 자신의 공간을 아끼는 사람의 마음은 다들 이렇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러쿵저러쿵 평가를 했지만 이것은 그저 내 개인적인 생각일 뿐이다. 마음 상태가 고르지 못해 읽는데 참 오래 걸렸다. 그래서 좋은 것보다 아쉬운 것들에 더 예민하게 반응했는지 모른다. 지금 마음 상태라면 단숨에 읽어내려가지 않을까 싶다. 가방에 커피를 흘리는 바람에 책은 완전 쭈글이가 되었다. 책도 나도 함께 하는 동안 참 고생이 많았다.


어떠한 시기에 어떠한 책을 만난다는 것도 사람이 만나는 것 마냥 인연 같은 무언가가 있다는 생각이 확고하게 든다. 이제 다음 책을 만나러 가야겠다. 선생님께 앞으론 읽고 싶은 책과 읽기 싫지만 읽어야 하는 책을 번갈아 가면서 읽는다고 약속했다. 헌데 아무래도 그 약속을 지키지 못할 것 같다. 딱 보는 순간부터 정말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드는 책이 내 앞에 있고 나는 유혹에 너무나 약한 사람이다.


참고: 지금은 이렇게 책방을 소개하는 책이 많이 나왔지만 2016년에만 해도 흔치 않았다. 책방 이야기를 담은 책의 1세대라고 생각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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