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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승희 Jun 02. 2020

21. 글. 그림. 사진. 이기진

꼴라쥬 파리 / 이기진 / 디자인하우스


20. 글. 그림. 사진. 이기진

꼴라쥬 파리 / 이기진 / 디자인하우스


160917

"매듭은 풀려고 하는 사람에게선 언젠가는 풀린다.

꽁꽁 언 겨울이 시간이 지나면서 이렇게 풀린 것처럼." _본문 중


부럽다는 말 밖에 안 나온다. 보통 글 쓰고 그림 그리고 사진 찍고 하면 어느 하나는 부족하기 마련이다. 이제까지 내가 보아 온 책들은 그랬다. 그리고 그렇더라도 그렇게 세 가지를 다 하는 사람은 흔치 않다. 솔직히 말해서 한 가지 잘 하는 사람도 흔치 않다. 그런데 이 분은 참 부럽게도 어느 하나 빠지지 않는다. 요즘 사람들이 '금 수저' 하며 부러워하는 것을 본다. 하지만 난 그렇게 타고난 분보다는 이렇게 재능있는 사람이 훨씬 부럽다.


이 책을 읽고 나니 내가 파리에 며칠 살아 본 것만 같다. 파리에 대한 잡다한 정보들도 얻었다. 그 정보들의 틀리고 맞고는 내겐 그다지 중요치 않다. 나와 전혀 상관없는 어쩌면 쓸데없을지도 모르는 그 정보들이 내게 들어왔다는 점이 나는 무척 흥미롭다. 우리는 여러 가지 경로를 통해 다양한 정보들을 접한다. 하지만 그 다양한 정보들은 대부분 우리를 스쳐지나 간다. 예를 들면 인포에서 팩스 보내는 방법 같은 것이다. 열 번도 넘게 보냈을 텐데 기계 앞에 설 때 마다 깜깜하다.


어떠한 정보들은 한번만 나와 만나도 완벽하게 기억되는 것도 있다. 이 책에서 주어지는 정보들이 내게는 그랬다. 나중에 파리에 가고 싶은 마음은 있지만 파리는 내가 특별하게 가고 싶은 곳은 아니다. 그러니 파리에 대한 정보들이 내게 유의미한 정보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런데도 내게 잘 기억되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그리곤 저자에게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나는 저자에게 동화된 것이다. 그의 생각과 감정들에 동화되어 나도 모르게 저자에게 유의미한 정보들이 나에게도 유의미하게 받아들여진 것은 아닐까 생각한다.



"뭔가 정확히 알기 위해서는 항상 호기심을 가져야 하고 더 나아가 파고들어야 한다." _본문 중



이 책은 굉장히 흥미롭다. 가끔 픽픽 웃음이 나는 대목도 있었고 무언가 가슴을 찡하게 하는 대목도 있었다. 가벼운 것을 적당한 무게감이 있게 전하고, 무거운 것을 적당히 가볍게 전하는 이 책이 나는 무척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그러한 내용을 대변이라도 하듯 이 책은 두께에 비해 정말 가볍지만 결코 대충 만들지 않았다. 가벼우면서도 잘 만든 책이었다. 내용이 토막토막 분리되어 있어 길게 시간을 내어 책을 읽을 수 없는 사람들에게, 책과 친해지고 싶은 사람들이 읽으면 좋을 것이다. 파리에 가고자 계획 혹은 희망하는 사람들에겐 두말할 나위 없이 좋다.


"마음속에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언젠가는 실현시키면 되는 것이다." _본문 중


이 책의 말미에 저자는 그러한 이야기를 했다. 이 책으로 하여금 사람들이 용기를 가질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그럼 이 책의 목적은 달성된 것이라고. 나는 책을 다 읽고 200% 목적이 달성이 되었노라고 신호를 보내고 싶었다.


내가 쓰고 싶은 글은 이런 글이다. 어렵지 않은 글, 내 생각과 감정을 잘 표현할 수 있는 글, 그래서 사람들에게 내 생각과 감정을 잘 전달하고 싶다. 내가 글쓰기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글을 잘 쓰고 싶은 이유는 나를 잘 표현하기 위해서이다. 그것이 많은 사람들에게 이해받고 싶어서인지 까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 하지만 내가 분명하게 말하고 싶은 것은 나와 같은 목적으로 글을 쓰는 사람들이 많아져야 한다는 것이다. 많은 지식을 쌓기 위한 노력보다 나 자신을 알고 그러한 자신을 잘 표현하기 위한 노력이 나는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 책은 나의 이러한 생각에 더욱 힘을 실어 주었다.


"중독되지 않은 행위는 열정이 없는 가식적인 것일지도 모른다." _본문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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