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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승희 Jul 04. 2020

34. 다른 시각이 필요하다

지적자본론  /  마스다 무네아키 / 민음사


34. 다른 시각이 필요하다

지적자본론  /  마스다 무네아키 / 민음사


180314 올해가 시작되고 처음으로 클리어-한 책이라니. 정말 너무했다. 이 책 말고도 읽고 있던 책이 두 권 정도 된다. 올해 첫 책으로 리뷰로 쓰고 싶었던 책은 매거진B의 PORTAND 편이었다. 우연히 만나 단숨에 읽어 내려간 책이었으나 너무 좋아서 다시 꼼꼼하게 읽고 리뷰를 쓰려던 것이 이렇게 지지부진되어 버렸다. 원래 읽고 있던 책에 포틀랜드가 대기하고 자서전학교 참고자료용으로 구입한 책이 대기 중이었다. 줄줄이 사탕처럼 밀려있는 책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구입했던 것은 자료조사 차원에서였다. 일본 연수를 앞두고 뒤늦게 예습을 시작했는데 이 책은 꼭 읽고 가야 할 것 같았기 때문이다. 다만 이 책도 읽는데 오래 걸리면 어쩌나 했는데 그런 걱정 따윈 보란 듯이 날려 보내주고 출근 전에 잠깐, 점심시간에 잠깐, 퇴근하고 잠깐, 그다음 날 잠깐 동안에 읽을 수 있어 여러모로 마음이 가벼웠다.


요즘 사람들은 사람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하지만 대부분은 말 뿐이다. 진정으로 사람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이를 실천하는 이는 그리 많지 않은 듯하다. 특히 기업의 입장에서는 그런 경우가 더욱 많다. 허나 츠타야의 마스다 무네아키는 사람이 중요하다고 주장하며 이를 실천하려 하고 있다. 적어도 이 책을 통해 만난 그는 그러했다. 츠타야에서 방문객을 맞는 사람을 그는 접객 담당자라 칭했다. 각 분야의 전문가를 접객 담당자로 두는 것이야말로 츠타야의 경쟁력이라고 말한다. 그 전문가들은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스스로 기획하고 제안할 수 있는 능력을 가졌다. 그들이 가진 학벌보다 그들의 경험을 중시한다고 했다. 이러한 풍토가 우리나라에도 좀 많이 퍼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어떤 분야에서 어떠한 경험을 했다는 것은 그 분야에 있어 어느 정도는 전문가라는 이야기다. 그런데 우리는 그 분야에 학위가 있느냐 없느냐를 두고만 전문가를 따진다. 그 분야의 학위를 가진 사람도 전문가라 할 수 있지만 그 분야에서 20년 동안 경험을 쌓은 사람도 전문가로 인정해주어야 한다. 


츠타야는 일반적인 도서분류법인 십진분류법 대신 자체 개발한 22종 분류법을 사용한다. 자신들만의 분류법으로 도서를 인문 생활분야로 분류함으로써 사람들에게 다양한 라이프 스타일을 제안한다. 이에 사람들은 자신의 관심 분야의 폭을 넓혀가기도 하고 자신이 잘 알지 못했던 다른 분야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기도 한다. 그는 그래서 책을 제안 덩어리라고 이야기한다. 서점이 책을 파는 곳이라 장사가 안 된다고 책은 사양산업이라 말하는 이들에게 그는 책 자체를 판매하기 때문이라고 충고한다. 책 안에는 다양한 라이프 스타일이 존재하고 다양한 제안들이 숨겨져 있는데 이를 무시하고 책 자체를 판매한다는 것이다. 


츠타야 서점이 일반적인 서점과 차별성을 갖는 것들 대부분은 일반적인 것을 다르게 본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무언가를 바라보는 시각이 일반적이지 않다. 무언가 새롭게 보려 하고 다르게 보려 한다. 아마도 이러한 시각은 어느 순간 탁 트이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치열한 고민 끝에 나오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접하면서 나는 왜 일본에는 이런 멋진 생각을 하는 기업가들이 많은 것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포장된 부분이야 그렇다 하더라도 d&d 도 그렇고 무인양품도 그렇고 츠타야도 그렇고 일은 힘들겠지만 참 재밌게 일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곳이다. 나는 열정을 바칠만한 일자리가 많아졌으면 좋겠다. 


그는 모두가 디자이너가 되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삶 자체도 디자인을 해야 한다는 뜻이 함께하지 않았을까 싶다. 책공방에서 나는 사람들에게 기록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내가 만든 책에 나의 이야기를 기록하며 내 책을 만들어가듯 내 삶도 만들어 가자는 뜻이다. 그러고 보면 책공방 그리고 내가 가는 방향은 잘 가고 있는 모양이다. 그럼 이제 속도와 방법에 대한 고민을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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