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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들레 Aug 25. 2022

위대한 사랑은 존재할까?

사랑에 대한 순수함


 '그 인간들은 썩어 빠진 무리예요.

당신 한 사람이 그 빌어먹을 인간들을 모두 합쳐 놓은 것만큼이나 훌륭합니다"(p224)



스콧 피츠제럴드  『위대한 개츠비』 민음사



스콧 피츠제럴드는 1896 미국 출생으로 1차 세계대전 참전을 했고. 가난으로 파혼을 당하게 된다. 이후 글쓰기 몰두하게 되고. 소설 집필 성공 후 젤더와 다시 결혼을 성사시킨다. 유사한 스토리가 <위대한 개츠비>에 스며들어 있다.  1925년 29세 <위대한 개츠비> 출간 이후 성공. 호화로운 사교계에 빠지게 되고. 술과 불행한 시기를 겪어가다 44세 심장 마비로 사망하게 된다.  

저자의 파란만장한 사랑. 전쟁을 시대 배경으로 개츠비에게 투영한다.



 

‘캐러웨이 닉’ 1인칭 서술자 관점에서 개츠비를 주인공으로 둘러싼 모든 배경을 생생하게 담아낸다.

닉은 미국 중서부 도시 삼대에 걸쳐 부자였지만. 1차 세계 대전으로 폐허가 되어. 동부로 떠나 채권업에 종사하게 되며. 이야기가 시작된다.


“누구든 남을 비판하고 싶을 때면 언제나 이 점을 명심하여라.

이 세상 사람이 다 너처럼 유리한 입장에 놓여 있지는 않다는 것을 말이다”(p15)

 닉의 아버지 말씀이다. 우리는 자신의 경험에 갇힌 채 남을 쉽게 비판한다. 

자본주의 속에서 인간답게 살 수 있는 방법은 다른 이의 입장에서 공감을 해보는 건 어떨까?


닉은 미다스 왕. JP모건. 마이케 나스의 비밀을 담은 경제책과 좋아하던 문학책을 읽고.

'나는 그런 것들을 전부 내 삶 속에 다시 끌어들여 균형 잡힌 인간'(P20)

지금 우리의 모습처럼 균형 잡힌 삶을 살기 위해 애쓰는 모습이 보인다. 


미국 동부 롱아일랜드섬 쌍둥이처럼 달걀 모양 만이 바라보고 있다.

닉의 조그마한 집  양쪽에는 화려한 졸부들의 대저택이 있는 웨스트 에그가 있고.

맞은편 이스트에그는 가문과 부를 소유한 부자들의 대저택이 있다. 

이 시대 풍요로운 미국  동부의 부 속에도 차등이 존재한다. 

소설 곳곳에 시대적 배경. 삶의 모습들이 녹아들어 있다.


닉의 옆집 대저택엔 바로 개츠비가 산다. 이스트에그에는 닉의 사촌 여동생 데이지인 톰 뷰캐넌 부부가 살고 있다. 데이지 부부의 초대를 받은 닉은 골프선수 조던 베이커에게 호감을 느낀다.

저자의 미국 동서부에 대한 생각을 닉의 관점으로 곳곳에 담아낸다.

이들을 '무심한 눈동자' 반면 '서부에서는 끊임없이 뭔가를 기대' 더 인간적이고 생동감이 느껴진다.


 '문명은 지금 산산조각이 나고 있어'(p32) 

 백인 우월주의자인 데이지의 남편 톰은 다른 인종이 세계를 제패하는걸 두려워한다.

가끔 등장하는 아시아인의 힘을 미리 예감한 저자의 통찰이 느껴진다.  

요란한 전화벨로 톰의 외도를 알게 된 닉에게 데이지는 아무 일 없는 듯 '순수한 장미'로 표현한다.

닉의 성격을 보여주고. 누구나 편하게 털어놓을 수 있는 존재임을 암시한다.

 데이지는 힘든 마음을 닉에게 털어놓는다. 남편의 외도. 태어난 딸은 아무 생각 없이 그냥 예쁘게만 살았으면 한다. 외도를 알면서도 사랑보다는 경제적인 안정감을 택한 데이지가 보인다.


닉은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자신을 책망하며, 언짢은 기분으로 집으로 온 닉은 개츠비가 강 건너 초록빛 불을 보고 있는 윤곽을 바라본다.(개츠비와 만나기 전) 강 건너 초록빛 불은 어떤 존재일까?

 

1920년대 미국 서부에 쓰레기 계곡엔 잿더미 가득한 장소와 사람들이 산다. 

신처럼  '에클버그 박사의 눈' 광고판이 내려다보고 있다. 

이 시기 동서부의 빈부격차를 보여준다. 이곳에 톰의 정부가 사는 윌슨 부부 정비소가 있다.

닉은 톰의 친구이자 데이지와는 사촌이다. 

애매한 입장에서 톰의 정부인 머틀(윌슨의 아내) 과도 인사를 나누게 된다.

닉에겐 누구라도 편하게 다가오는 걸 보면 어디서든 등장하는 주인공 감이 맞는 것 같다.


'생명력'이 가득했던 머틀의 첫인상 '강렬한 생명력은 상당한 거만함으로 변해 있었다'(p55)

머틀은 부로 인해 삶의 모습이 허례허식으로 바뀐다.

'만화경처험 변화무쌍한 삶에 매혹당하기도 하고 혐오감을 느끼기도 하면서

나는 집 안에 있는 동시에 집 밖에도 있는 기분이었다'(p62)

 닉의 심정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2주에 한번 개츠비 저택은 파티를 연다. '나는 정식으로 초대받았다'

닉에 반해 초대받지 않은 손님들이 대부분이며. 그들은 집주인이 누구인지 관심도 없이 즐길 뿐이다.

닉은 파티 속에 미국의 현실을 읽어낸다.


 '젊은 영국인들이 꽤 많이 눈에 띄는 데 놀랐다. 어딘지 굶주린 듯한 표정이었고.'(p70)

1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의 성장은 영국이 눈치를 볼 정도다. 굽실 거리는 모습이 리얼하다.

사람들은 개츠비에 대해 마음대로 추측하며 떠든다. 닉도 호기심이 발동한다.

  살인자. 독일 스파이. 미군 등  그에 관해 수군거린다는 것은 개츠비에 대해 '낭만적인 추측'을 불러일으킨다. 이스트에그 사람들은 짐짓 겸손한 듯 웨스트 에그 사람들을 경계한다. 드디어 개츠비를 만난다.


 '그는 사려 깊은 미소를 지었다.... 영원히 변치 않을 듯한 확신을 내비치는..

평생 가도 네댓 번밖에는 만날 수 없는 보기 드문 미소 말이다'(p79)

개츠비에 대한 첫인상에 큰 의미를 담고 있다. 하지만 누구 하나 개츠비와 어울리려고 하지 않는 걸 보며.

 사람들은 파티는 즐기되 개츠비에 대한 두려움. 경계 아니면 무관심을 나타낸다.

 파티가 끝났다. 하지만 개츠비의 모습이 '공허감과 완벽한 고독'으로 에워싸듯 보인다.


 '황혼 녘에 주체할 수 없는 고독감을 느꼈고, 사람들에게서도 그런 느낌을 받았다'(p91)

닉은 뉴욕이 좋아지긴 했지만.  번잡한 도시 속에서 빈부격차를 느끼며. 이기적인 속임수를 일삼는 조던에 대해 선을 긋는다. 균형 잡힌 삶을 갈길 원하는 닉은 정직하고 신중하다.

'나는 생각이 느린 데다가 욕망에 브레이크를 거는 내면의 규칙도 많이 지니고 있었다.'(p94)

 주변인들의 닉에 대한 호감. 욕망에 브레이크를 걸 수 있고. 균형 잡힌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은 독자에게 전하는 메시지가 뚜렷이 보인다. 자본주의 속에 휘몰아치며 치우치며 사는 인생과 균형을 맞추며 살려고 노력하는 사람의 인생은 분명 다르다.


 개츠비는 닉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거짓 고백을 하며 선심을 산다. 도박사인 울프심을 소개한다.

조던 베이커가 개츠비의 부탁을 전한다. 과거 개츠비와 데이지의 관계를 알고. 데이지를 자연스럽게 만나 그녀를 위해 준비한 멋진 저택을 꼭 보여주고 싶은 소망에 참여해주길 원한다. 닉은 개츠비를 위해 데이지를 초대한다. 5년 만에 개츠비와 데이지의 재회가 이뤄진다.  허둥대고 창백한 개츠비는 마냥 어린아이 같다.


 '희열을 드러내는 말이나 몸짓은 없었지만

새로운 행복의 광휘가 그로부터 뿜어 나와 작은 방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p135)


 데이지 집을 밝히던 초록색 불은 더 이상 개츠비에게 큰 의미가 없다. 이젠 꿈이 가까이 이뤄진 것이다.

강 건너 보이던 데이지 집에서 비친 초록색 불빛을 매일 밤 바라보던 게츠비 이젠 무엇은 이룬 걸까?


 '거대하고 세속적이며 겉만 번지르르한 아름다움을 섬기는 일을 떠맡아야만 했다'(p149)

제임스 게츠, 개츠비의 본명이다. 가난한 부모. 거대한 상상력으로 하나님의 일.

병약해진 백만장자 댄 코디를 강에서 구해주며 그를 수행하며 5년 동안 세상을 배운다. 재산 대신 경험의 지혜를 배운 개츠비

 '제이 개츠비의 모호한 윤곽이 비로소 구체적인 한 인간의 실체로 채워졌던 것이다.'(p152)


데이지 부부가 개츠비 파티에 참석한 날. 닉은 '불쾌감. 불편함. 슬픈 마음'이 든다.

데이지는 즐겁지 않다.


'짜증 나는 날것 그대로의 투박한 활기에... 그 단순함에서 뭔가 무서운 것을 발견했던 것이다'(p162)


개츠비가 데이지를 위해 준비한 모든 것들이 그녀에게는 이런 의미였던가?

 '과거를 반복할 수 없다고요? 아뇨. 반복할 수 있고 말고요"(p166) 

개츠비의 외침이다. 데이지에 대한 사랑뿐만이 아니라 원하던 순수한 꿈으로 다시 돌아갈 수 있기 바란다.

 하지만 닉은 돌아갈 수 없다 부정한다.


개츠비. 닉이 데이지 부부에게 초대받은 어느 무더운 날. 시내로 나가길 원하는 데이지

 '그녀의 목소리는 돈으로 가득 차 있어요"(p178) 

개츠비는 데이지를 너무 잘 안다.

 톰은 왜 개츠비와 차를 바꿔 타고 시내로 나가자 했을까? 사건을 미리 짠 듯 흘러간다.

톰은 본격적으로 개츠비의 정체를 폭로해간다. 개츠비는 데이지가 톰을 '사랑한 적이 없다'라고 말하길 강요하지만. 그녀는 "아. 당신은 너무 많은 것을 원해요"그녀가 마음을 드러낸다.

 우연일까? 흥분해서 운전하던 데이지를 결국 남편의 정부인 머틀을 차로 치여 죽이게 된다.

 하지만. 개츠비는 자신이 짊어질 생각이다. 데이지를 믿고 싶은 간절한 소원. 초록빛 꿈.


 닉이 바라본 톰의 부부는 

 '그 광경에는 분명 자연스럽고 친밀한 분위기가 감돌았고.

만일 누가 그 모습을 본다면 그들이 함께 무슨 음모를 꾸미고. 있다고 생각했을 것이다"(p213)

느낌이 좋지 않다. 닉은 위험을 감지하지만 개츠비에게 전해주질 못하며 소리친다.


 '그 인간들은 썩어 빠진 무리예요.

당신 한 사람이 그 빌어먹을 인간들을 모두 합쳐 놓은 것만큼이나 훌륭합니다"(p224)


 저자의 의도를 닉의 언어로 표출한다. "훌륭하다= 위대하다"

부패한 자본주의가 아닌 과거 미국 순수했던  자본주의 꿈은 사라지는 것일까?

 윌슨은 결국 누군가의 음모(?)로 인해 개츠비가 범인으로 착각하고  총성을 울리고 꿈만은 한 목숨을 사라지게 만든다.


  화려한 파티에 참여했던 모든 사람들. 데이지도  개츠비의 장례식에 오지 않는다. 

닉은 신물이 난다. 결국 서부 고향으로 향한다. 2년이 흘러 개츠비 저택을 찾는다.

개츠비가 초록빛 불빛을 바라보던 경이함을 공감해본다.


'우리는 조류를 거스르는 배처럼 끊임없이 과거로 떠밀려 가면서도 앞으로. 앞으로 계속 나아가는 것이다"(p262)


 



아무리 거친 삶도 조용히 강물처럼 흘러가버린다. 그리고 우리는 미래만 있을 뿐이다.

개츠비의 열정적인 꿈과 삶이 오버랩되면서 슬픈 막이 내린다.

'위대한 개츠비'는 로맨틱한 사랑이야기다.

 깊이 들여다보면. 누구도 이룰 수 없는 집념으로 그녀만을 위해 모든 것을 준비한다.

목표가 순수했다 해도 과정에서 부패해간다.  


부패함으로 이룬 부는 결국 집착에 가까운 개츠비의 초록색 빛(꿈)을 무참히 무너뜨리고 만다.

하지만 개츠비는 죽기 직전까지 좌절하지 않고 희망을 품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1920년 미국 동서부의 삶과 빈부 격차. 시대적 배경 속에 사랑과 야망을 품은 한 인간의 삶을 치열하게 

 담아낸 소설이다.   

지금 나에겐 게츠비의 초록색 빛의 꿈이 존재한다면. 그 방향성을 어떻게 가고 있는 걸까? 

점검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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