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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로케 Sep 03. 2023

디베이터 (서보현)

디베이터는 서평이나 이런 건 찾아보지 않고 바로 읽어본 책이다. 어렸을 적부터 외국어나 외국에서 공부하는 것에 관심도 많았고, 주변인들 중에 하버드 같은 대학에 미친 사람(...)도 있어서 그런지, [하버드 상위 1%는 어떻게 토론하는가?]라는 표제에 눈길이 갔던 것 같다. 그리고 [토론 수업]이라는 단어도 매력적으로 다가왔고. 물론 토론도 스킬이나 수업이 필요하겠지만, 디베이팅도 세계 챔피언이 있고 대회가 수두룩한 그런 분야인지 몰랐기 때문에 망설임 없이 집어 든 책 중 하나였다.


결과부터 말하자면, 일단 내가 읽고 해석한 이 책은 [토론수업]과는 거리가 멀다. 글쎄, 중간에 저자인 서보현이 나열한 논증하는 법, 논증을 위한 네 가지 W, 명료하게 말하는 법 등을 보고 '토론에 필요한 핵심 기술을 나열했다.'라고 보는 사람도 있겠다. 하지만 이 책은 내게 서보현이란 작가가 호주에 가서 적응하고, 또 어떻게 토론 수업에 참여하고 대회까지 나가 하버드에 가게 됐는지를 기술한 '디베이터 배경을 가진 서보현 저자의 개인 에세이' 정도로만 느껴졌다. 


에세이라는 게 되게 방대할 수 있다. 내가 무쓸모임에 끄적이는 두서없는 글들도 에세이라고 볼 수도 있고. 디베이터도 '토론'이라는 주제 아래에서 쓰인 에세이라 볼 수 있다. 서보현이라는 작가에 대한 개인 삶에 대한 글도 아닌,  디베이터 서보현에 대한 글이다. 


대학시절에 토론 수업에 참여한 적이 있다. 기억이 잘 안 나는데, 당시 토론 주제는 낙태에 관한 거였다. 토론이 매력적인 이유는 개인적으로 내가 낙태에 찬성을 하던, 반대를 하던 상관없이 주어진 상황에 충실히 임해야 한다는 거다. 내가 반대를 한들, 찬성 쪽에 서서 입장을 표명해야 한다면 찬성하는 이유를 찾고, 조사하고, 공부해야 한다. 이 점이 재미있다. 토론이야말로 사고를 확장하고 사회 이슈의 다면을 보고 상대방과 이야기하며 양가감정을 이해할 수 있는 훌륭한 훈련인데, 우리나라에는 토론은커녕 개인적인 의견을 내는 순간 '되바라진 놈' 취급을 받는 사회적 분위기가 나는 안타깝기만 하다. 


나는 슈워츠먼칼리지 입구 근처에 자전거를 묶어두면서, 훗날 아이들에게 이 토론 훈련을 제대로 활용할 기회가 한껏 주어지기를 빌었다. 부디 그들의 지식과 기술, 동기를 활용해 타인을 설득할 수 있기를, 품위 있게 이기고 지기를, 양가감정을 적극적으로 끌어안기를 바랐다. 또 우리를 위해서 부디 민주 사회가 이 교육에 헌신하기를, (…)

p.335, ≪디베이터≫, 서보현

디베이터를 읽고 유태인의 하브루타 공부법과 토론 수업이 엮인 책을 하나 빌려왔다. 자녀를 위한 책인 듯하지만... 자녀를 가르치기 위한 책이 좀 더 쉽게 풀이됐을 확률이 높으므로, 책을 읽고 디베이팅 문화에 대해 알고 익숙해지는 시간을 갖고 싶었다.


서보현의 책 디베이터는, 평소 디베이팅에 대해 궁금했던 사람이나 디베이트 문화나 대회가 궁금한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책이 두꺼워서 처음 받아들면 좀 거부감이 들 수 있는데 정작 내용은 잘 읽힌다. 유튜브에서 찾은 작가의 이야기를 듣고 있자니, 작가 역시 이 책은 '본인 교육에 대한 책, 자기를 변화시킨 교육에 대한 책'이라고 말한다. 그러니 부담 없이 작가 서보현의 이야기를 듣는다고 생각하고 읽으면 편하다. 


https://www.youtube.com/watch?v=Q_Fr1bHUFx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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