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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로케 Oct 01. 2023

레슨 인 케미스트리 (보니 가머스)

2월쯤인가 추천받아 읽은 책이다. (저 책 추천 좋아하니 많이들 추천해 주십쇼Ꙭ̮) 아쉬웠던 점은 상호대차 자료인데 1권과 2권이 다 다른 도서관에 있는지(...) 각각 받는데 한 달 정도 걸려서 도대체 이게 뭔 상황인가 싶었다.


≪레슨 인 케미스트리≫는 여성은 과학자가 될 수 없다는 생각이 만연했던 1950~60년대 미국을 배경으로 한다. 주인공 엘리자베스는 학력도, 능력도 출중하지만 연구소에서 자신의 이름으로 연구를 할 수 조차 없었는데 그 이유는 그녀가 여자였기 때문이다. 세상 편견과 맞서는, 어떻게보면 엘리자베스의 성장소설이라고까지 볼 수 있겠다.


책을 읽으면서 놀랐던 점은, 그래도 미국은 인종차별이 뿌리깊게 있지만 성(gender)에 관련해서는 차별이 적은 국가라 생각했는데  ≪레슨 인 케미스트리≫만 읽으면 1950~60년대의 미국은 흡사 현재의 아프가니스탄과 비슷해 보인다. 여성은 남성이 없으면 스스로 성장할 수 없는, 부엌과 자녀를 위해서만 존재하는 그런 모습으로 그려진다. 그래서 1950년과 60년대 미국에서의 women rights에 대해 찾아봤는데  상당히 자료가 많았고 시대적 상황과 맞물리는 내용도 많았다.


1950년대는 세계 2차대전 이후 남자들이 군대에서 제대하면서, 미 정부는 여성들은 집에 속히 돌아가 내조를 하라 강조했다. 남성과 여성이 부여받은 관습적인 역할을 충실히 이행함으로써, 국가의 안정과 번영을 꾀하려 했다. 이 때문에 사회 전반적인 풍습이 직업이 있던 여성도 일을 관두고, 가정일을 하거나 육아에 전념했다. 게다가 50년대는 냉전시대였고, 핵가족이라는 개념이 대두되면서 여성이 가정을 돌보며 집결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맡았다. 반면 60년대 확산된 인권문제는 여성에게도 영향을 줬다. 특히, 1964년에 시민권 법이 제정되면서 '성별에서의 직업적 차별'을 금하는 내용이 포함되게 되었다.


자료를 찾아보니 ≪레슨 인 케미스트리≫의 시대적 배경인 1955년이 이해가 가고, 소설 속 주인공 엘리자베스의 행동을 사람들이 왜 그렇게 이상하다 생각했는지도 이해가 간다. 엘리자베스는 어떻게 보면 굉장히 현대적인 여성인데, 작가가 의도적으로 현대적인 여주인공을 1955년도에 배치함으로써 사회적 시선과 경멸, 그리고 철옹성 같은 시스템을 이기고 승리하는 여성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던 건 아닐까 싶다.


책 자체는 재밌어서 금방 읽을 수 있었다. 다만, 자세하게 잘 기억이 나지는 않지만 마지막 결말이 뭔가.. 용두사미 같은 느낌이었다. 앞단의 플롯은 탄탄한데 끝이 약간 허무해지면서, 전체적으로 허무맹랑한 소설이 되어버린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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