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부터 나는 여러 게임을 즐겨했는데, 가장 동심을 자극했던 건 단연 '닌텐도'였다. 슈퍼마리오부터, 루이지 맨션, 마리오 카트, 마리오 종이접기 킹 등 각종 닌텐도 게임을 섭렵했고, 그 때문인지 나는 아직도 닌텐도 게임을 좋아한다. 닌텐도는 플레이스테이션에 비해 게임 종류도 적고 업뎃도 느리다고 생각했는데, 닌텐도와 닌텐도 코리아가 반성 중인지 마리오 카트도 계속 꾸준히 확장팩을 내주고 앞으로 나올 게임 라인업을 보니 재밌어 보이는 게 많아서 기대가 된다.
갑자기 게임 얘기를 신나게 했는데, 오늘 리뷰할 책은 닌텐도를 세계적으로 성장시킨 CEO 게임 프로그래머인 이와타에 대한 내용이다. 프로그래머이자 닌텐도 CEO에 대한 내용은 낯설었지만, 접해보지 않은 미지의 신선한 분야라 선뜻 구매했다. 일본 책은 의외로 읽다 보면 극, 호가 명확하게 갈리는데 이 책은 처음에는 '음...' 이런 반응이지만 계속해서 읽다 보니 생각보다 적용할 점이 많다는 걸 깨달았다.
이와타는 앞에서 이야기하는 것을 즐기지 않았기 때문에 자서전이나 이런 것들이 없다. 다만, 초창기 그와 같이 일했던 닌텐도 '마더' 게임의 제작자와는 평소 인터뷰를 많이 했는데, 해당 인터뷰를 엮어 만든 책이 '이와타씨에게 묻다.'라고 할 수 있겠다. (그래서 저자가 사람 이름이 아닌 '호보닛칸이토이신문'으로 되어있다.)
책을 읽으면서 이와타라는 사람에게는 뭔가 다른 CEO들과 달리 '따뜻함'과 '인간적인 면모'가 있었다는 게 느껴졌다. 유능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하나같이 그를 지지해 주는 훌륭한 동료가 하나쯤 옆에 있다. 그리고 힘든 업무 프로젝트를 함께 진행했던 든든한 동료들도 있었고. 이런 점은 사실 참 부럽다. 아직 리뷰는 하지 않았지만, '토스' 창업기에 관한 책을 읽었을 때도, 스타트업일 때부터 함께 고군분투했던 든든한 동료들이 여럿 있었고, 그들이 '토스'의 성장기반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보였다. 닌텐도도 비슷했다. '마더'의 성공, 그리고 혁신의 부재로 닌텐도가 허덕일 때, 이와타 옆에서 늘 그의 생각과 방향성을 지지해 주던 동료들이 있었기에 지금의 닌텐도가 가능하지 않았나 싶다.
게다가 내가 만든 그 계산기의 게임을 즐겨줄 친구가 때마침 내 옆자리에 있었습니다. 그 아이는 좀 재미난 녀석으로… 뭐랄까, 내가 만든 게임을 좋아해 준, 나로서는 최초의 고객, 사용자 제 1호였지요. 인간은 역시 자신이 한 일을 칭찬하거나 좋아해주는 사람이 없으면 아무것도 시도하려 들지 않는 것 같습니다. 따라서 고교 시절에 그와 만난 일은 내 인생에 매우 좋은 영향을 주었다고 생각합니다.
p.16, ≪이와타씨에게 묻다.≫
위기감이 든다면 다른 방향으로 달려야만 합니다. 시간이 흐르는 속도가 매우 빠르기 때문에 꾸물꾸물하다가는 때를 놓치게 됩니다. 만약 ‘이대로 가다가는 미래가 없다’라고 느낀다면 최고의 점유율을 점하고 있어도 과감하게, “최고의 자리에 있으니 그렇게 하지 않더라도 현재를 지키면 되잖아요”라고 많은 사람이 말려도, 틀림없이 방향을 꺾게 되겠죠. (…) 닌텐도 DS가 히트를 하고, WII가 세계적인 명성을 얻을 수 있었던 것은 정말 운이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한 가지만은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데, 행운을 끌어들이기 위한 노력을 닌텐도라는 회사 전체가 어마어마하게 한다는 점입니다.
p.65, ≪이와타씨에게 묻다.≫
필기한 내용을 다시 읽고 곱씹어 보니 생각해볼 법한 내용이 많다. (그래서 위에 이 책은 처음엔 '음'해도 지날수록 '호'가 된다고 쓴 거다!) 최근 이직을 하냐 마냐, 굳이 익숙하고 편한 일 냅두고 이직을 왜 해야 하나, 등등 생각이 많았는데 오늘 발췌한 '이대로 가다가는 미래가 없다'라는 문구를 보자마자 다시 이직 욕구가 불타오르네..
이 책은 얇지만 내용이 풍성하다. 취향에 따라 다를 수 있겠지만, 한 번쯤 읽어보길 추천하는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