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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로케 Mar 10. 2024

추억과의 이별

드래곤볼 굿바이

최근 드래곤볼 작가인 토리야마 아키라의 사망 소식을 들었다. 80년대 생인 나는, 웹툰보다 종이만화가 더 친숙했던 시절을 보냈기에 토리야마 아키라의 사망 소식은 꽤나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그의 죽음은 짱구 작가인 우스이 요스토의 죽음과 비슷하게 충격적이었던 것 같다.


종이만화가 세상의 전부였던 그 시절엔 점프(챔프인지?), 윙크, 쥬티 등 백과사전처럼 두꺼운 만화잡지도 인기였다. 내 기억에 일본의 주간잡지와 달리, 우리나라에서는 격주 아니면 월 단위로 만화잡지가 발행됐던 것 같은데, 초등학생이 볼 때 만화잡지 속에는 얼마나 신기한 것들이 많은지, 잡지에 소개되는 것들은 모두 현생에서는 구할 수 없는 별세계의 물건들처럼 보여져 책 뒤의 응모 엽서에 온갖 사연을 써서 응모했던 기억도 난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자면, 드래곤볼은 남자형제가 있던 내게 만화의 바이블처럼 읽혔던 책이고, 무엇보다 지금도 플스같은 게임으로 즐겨 하던 애니메이션이라 작가의 죽음을 듣고 약간의 슬픔마저 느껴졌다. 아마 이 슬픔은 슬램덩크의 작가인 이노우에 타케히코가 작고하면 더 크게 다가올 것이고, 나나의 작가인 아이 야자와가 작고한다면 좀 더 무겁게 느껴질 것 같다. 그 정도로 내 유년 시절을 함께하고 지배했던 만화가라 하겠다.


나이가 들면서 유년 시절을 책임졌던 거장들과의 이별이 잦아지고 있다. 이런 거 저런 거 떠나, 나이가 들수록 '아, 그때는 그랬지.'라고 떠올리는 것들이 많아지는 게 조금 서글프다. 그런 의미에서 어린 시절 푹 빠져 살았던 만화를 검색해 보기도 하고, 만화가들의 근황을 찾아보기도 했다. 다행히 아직 다 건강하게 활동 중이라 내심 안도했다.


요새는 옛날 느낌이 나는 사진에 푹 빠져있습니다.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 속에서 옛것만을 찾는 사람이 되고 싶지는 않다. 어쨌든 1주일 뒤의 내가 볼 때, 오늘의 나도 옛것이 되니까. 그래도 내가 유년 시절(청소년을 포함한다.) 소중히 여겼고, 진심으로 좋아했고, 열렬히 사랑했던 콘텐츠들... 말이 좋아 콘텐츠지 만화와 주인공들을 단지 옛 유물로만 취급하고 싶지는 않기에 이렇게 글로 남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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