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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로케 Aug 26. 2024

폭염 살인 (제프 구델)

최근 날씨와 잘 어울리는(...) 책을 읽었다. 제목부터가 직관적이고, 겉표지가 제목을 또 잘 설명해 준다.(저 불타는 듯한 표지를 봐라..!) 예전 같으면 '자극적인 제목이군.' 생각했겠지만, 요즘 같은 날씨가 계속 이어진다면 폭염은 말 그대로 '소리 없는 살인자'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린 시절부터 하늘에 구멍 난 듯 내리는 폭우도 무서웠지만, 소리 없이 내리는 눈이 조금 더 무서웠다. 눈이라는 게, 비처럼 '비 온다!'라고 소리를 내고 오는 게 아니다 보니, 어느 순간 창밖을 보면 눈이 쌓여있고, 자고 일어나면 발목까지도 차오른 눈더미를 보며, 소리 없이 다가오는 킬러는 눈이 아닐까 생각했다. 그리고 이 책을 읽으며 폭염도 눈과 비슷하게, 소리 없이 우리 목을 옥죄는 무서운 것이라 느꼈다.


책이 조금 두꺼운데, 생각보다 재미있고 몰랐던 내용이 많아 일주일 만에 다 읽은 것 같다. 평소 국제사회 쪽에 관심이 많다면 조금 더 흥미 있다 느낄 수 있는 내용들일 거다. 폭염은 우리 옆에 이미 바짝 다가왔는데, 이를 눈치챈 사람은 드물다. 작가는 책에서 아래와 같이 구술한다.



시카고대학교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기후변화가 인간 때문에 일어났다고 확신하는 미국인의 비율은 2018년 60%에서 2023년 49%로 떨어졌다고 한다. 



슷한 내용을 빌 게이츠 책인 'How to Avoid a Climate Disaster'에서 읽었던 기억이 있다.(너무 재미없어서 읽다가 중간에 멈췄는데 다시 읽을 생각이다.) 개인적으로 미국 내, 기후 위기에 대한 인식이 많이 떨어진 건 트럼프 집권 시절 때문이 아닌가 싶다. (트럼프는 집권 당시, 파리협정을 탈퇴했고 기후 위기는 장난질(President Donald J. Trump, the Republican nominee, has called climate change a hoax..)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 때문인지 오바마 정부에서 진행했던 화석연료 산업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겠다고 했었다.)


이런저런 말이 길었는데, '폭염 살인'은 단순히 열사병의 위험이나 뜨거워지는 지구에 대해 걱정만 하는 게 아니라, 실질적으로 폭염이 불러올, 그리고 이미 가져온 변화들에 대해 분야별로 서술한다. 예를 들면, 개도국 사람들이나 이주 노동자들이 더위에 더 많이 노출되어 있기 때문에 폭염의 불평등이 시작됐다는 것, 빙하가 녹으며 불러올 수많은 바이러스의 위험, 더워지는 날씨에 따른 고위험 모기들의 증가 등 다양한 방면에서 폭염과 인류에 대해 이야기한다.


책을 읽다 보니, 미국이나 우리나라나 여전히 야외 노동자에 대한 처우가 약하다는 사실을 많이 생각하게 됐다. 우리 부모님 두 분 모두 야외 노동자에 해당되는데, 겨울은 그렇다 쳐도 여름에는 걱정이 많이 되는 게 사실이다. '더우면 시원한 곳에서 휴식을 취하라.'는 정부나 뉴스의 권고사항은 말뿐이지 사실 덥다고 쉴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다. 이런 부분은 노동법을 적용해서라도 엄격하게 근로 현장에서 관리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앞으로 우리가 보낼 수많은 여름들은 더 뜨거워질 거니까.



!요즘 북스타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meet.booky



★세 줄 요약

기후 위기에 관심이 많은 분들

폭염에 대해 알고 싶은 사람들

같이 읽으면 좋을 책: 빌 게이츠 '기후 재앙을 피하는 법' (How to Avoid a Climate Disas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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