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고로케 Sep 24. 2024

유부우동과 계란김밥

우리는 여전히 같은 화살통 속의 화살이다.

육아휴직에서 돌아온 과장님이 있다. 아이 둘을 돌보며 일하는 모습이 대단하다. 바쁘게 회사에 와서 일하고, 또 바쁘게 돌아가는 그 모습이 때로는 서글퍼 보일 때도 있지만.

또 먹었어요… 김밥 사진은 못 찍었습니다.

또 먹었다. 유부우동과 계란김밥. 대식가인 줄 알았던 과장님이 예상외로 소식가라 당황했다. 그래도 한 그릇 뚝딱했다. 어제보다 묘하게 적어진 양이 못마땅하다.

 

과장님과는 꽤 오랜 시간을 보냈다. 6년 정도를 같이 보낸 거 같은데, 같은 팀이었다가 다른 팀이었다가 붙었다 떨어졌다 지낸 세월이 있다. 우리는 여전히 같은 화살통 속의 화살이다. 같은 시간을 보내며 쌓아 올린 연대가 오래 지속되길, 유부우동을 한가득 입에 쏟아 넣으며 생각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