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반팔에 뜨거운 유부우동을
순식간에 가을이 됐지만 낮엔 덥다. 여름처럼은 아니지만서도 낮에는 후텁지근하다. 대문만 열고 찜통같은 공간에서 식사를 하긴 싫길래 에어컨을 틀어달랬다.
특별한 대화 없이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먹은 점심. 가끔은 이렇게 대화없는 점심시간도 좋다. 나는 반팔, 같이 온 동료는 맨투맨, 또다른 동료는 얇은 거즈 셔츠.
나는 반팔에 뜨거운 유부우동을, 유부 안에 흥건한 국물을 먹으며 땀을 흘리고, 긴팔을 입은 사람은 국물없는 쫄면을 먹는다. 낯선이가 사진을 찍는다면 ’종잡을 수 없는 한국날씨‘라 부를 수도 있겠다.
끝난 추석이 아쉽다. 추석이 아쉽다기보단, 앞으론 그날만큼 쉬지 못하기에 슬펐던 점심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