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문학상의 쾌거가 한국 작가에게 올 줄 몰랐다. 평소 노벨문학상하면, 늘 아쉬움의 고배를 맛봤던 무라카미 하루키만 생각해서 그런 걸 수도 있다. 유명하다는 작가 책을 다 골라 읽지는 않아서 그런지 한강 작가의 책을 아직 읽어본 적이 없다.
노벨문학상 발표 이후, 대부분 미디어는 한강 작가의 책이 불티나게 팔린 것에 초점을 맞췄고, 다른 쪽에서는 '한때의 유행을 좇는 현상'을 비판했다. 나는 전자도, 후자도 아닌 다른 곳에 발을 디딘 사람으로, 뭐가 됐든 이번 기회에 활자를 하나라도 더 읽는 계기가 됐다면 좋은 거 아닌가?라는 생각을 했다.
마침 읽고 있던 책 '가여운 것들'을 다 읽기도 해서, 한강 작가의 '채식주의자'를 전자책으로 봤다. 다 읽고 난 후의 내 느낌은 내용이 좀 난해하다,였다. 보통 상 받는 영화가 대중에게는 어렵게 다가오듯 책도 그런 건가?라는 생각을 잠시 했다. 책에 대한 여러 사람의 해석을 보려고 글을 찾아봤지만, '이거다.'싶은 내용은 없었다.
그나마 서점 사이트에 있는 내용에 고개를 끄덕였다. '가족의 이름으로 자행되는 가부장의 폭력, 그리고 그 폭력에 저항하며 금식을 통해 동물성을 벗어던지고 나무가 되고자 한 영혜가 보여주는 식물적 상상력의 경지.'
책을 읽으며 문득 들었던 생각은 왠지 모르게 무라카미 하루키가 떠오른다는 것이었다. 예를 들면, (작가는 나름 의미를 갖고 넣었겠지만) 독자인 나는 이 장면이 왜 이렇게 자주 등장하는 건지 의미를 알 수 없는 지나친 성적인 내용 같은 거 말이다.
책을 다 읽고 첫 번째로는 ‘전하고자 하는 말이 뭐지?’라는 생각을 했고, 두 번째로는 ‘시간이 지나 나이가 더 들면 책을 완전히 이해하게 될 날이 올까’라는 생각을 잠시 했다. 내 기준, 채식주의자는 다소 폭력적이어서, 며칠 전 누군가 내게 ‘그 책 어땠어?’라고 물었을 때 ‘잘 모르겠어. 다 읽고 기분이 좋지 않아.’라고 대답했다. 이 글을 쓰는 지금도 여전히 어렵다. (정리도 어렵다. 내가 문학적 소양이 부족해서 이렇게 느끼는 듯 하다. 늘 느끼지만 같은 것을 보고 들어도, 경험과 지식의 깊이가 주는 해석의 차이가 있다. 예를 들면.. 나는 토핑도 도우도 헬쑥한 씬피자 같은 느낌..)
!요즘 북스타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meet.book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