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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로케 Jul 10. 2021

2021년 1분기를 함께한 책들


매월 원서로 책 한 권씩을 읽고 있다. 읽은 책을 바탕으로 생각을 나누는 영어 토론에 참여하고 있는데, 일주일에 주어진 분량을 읽는 것도 벅차서 당분간 한글로 된 책들은 읽기 힘들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12월 말에 새로 책을 잔뜩 사 왔다. 그도 그럴 것이 코로나로 인해 문화활동인지 부서 단체 활동을 못했다고 회사에서 문화상품권 5만 원을 줬다. 밤마다 원서를 읽고 생각하느라 그때 산 책들 5권 정도는 지금 책상 속에 꽂혀 있는데, 시간을 좀 내서 읽어야겠다 다짐 중이다.


1. Wonder -  R. J. Palacio

: 안면기형을 갖고 있는 소년 auggie의 성장소설이다. 청소년 소설로 분류되어 있지만, 성인이 쭉쭉 읽기에 무난한 내용. 저자인 Palacio가 이민자 출신이라 그가 겪은 차별이 소설에 녹아져 있다는데 글쎄, 나는 이민자가 느끼는 차별과 안면기형인 주인공이 느끼는 차별은 확연히 다를 거라 생각된다. 저자가 실제로 안면기형인 아동을 만난 적이 있었고, 그 경험을 소설 일부에 녹인 내용이 있다. 1인칭 시점의 소설이라기 보다, 주인공 주변의 여러 인물이 돌아가면서 이야기를 풀어나가서 몰입감이 상당했다. 책을 읽다 보면 '유년 시절의 경험이나 올바른 양육'이 얼마나 아이들의 인격형성에 큰 영향을 주는지, 이런저런 생각 할 거리를 많이 던져준다. 참고로 원더가 크게 히트를 쳐서, 책 원더에서 다루지 못한 아이들은 또 다른 외전인 'Auggie&Me'라는 책에서 다뤘다. 궁금해서 샀는데, 분명 나는 저 책이 얇다고 해서 산 건데 사전만큼 두꺼운 책이라 놀랐고, 1월 말에 구매했지만 아직 한 장도 읽지 못한 점이 놀랍다..


2. Holes - Louis Sachar 

: '구덩이'. 제목 그대로 '구덩이'다. 구덩이를 파는 내용이다. 처음에 이 책이 어렵게 다가온 이유는, '왜 구덩이를 파야 하는 거지?'라는 의문이 끝없이 들었기 때문. 하지만 나는 쉽게 책에 몰입하는 편이고, 이건 책이니까, fiction이니까,라는 생각으로 이내 완독했다. 뒤로 갈수록 재미있었다. 모든 책은 처음이 가장 어렵고, 중간이 가장 재밌고, 마지막은 연인을 억지로 떠나보내는 것처럼 아쉽다. 이 책도 그랬다. 'Digging holes!' 나는 요즘 이 말을 많이 생각한다. 밤 10시까지, '내가 지금 이 리포트를 누구를 위해, 도대체 왜, 무엇을 위해, 야근을 하면서까지 쓰는 거지?'생각하며 하루 종일 구덩이를 팠던 주인공 스탠리가 생각났다. '당신의 구덩이는 무엇인가요?'라는 질문에 나는 주저하지 않고 '직업'이라고 대답했다. 매일 구덩이를 파는 스탠리와 매일 출근하는 나, 똑같다.


3. Out of my mind - Draper, Sharon M

: 적응하기 가장 어려웠던 책이었던 out of my mind. 유아/아동/청소년 소설이나, 곰곰이 생각해 보니 '유아가 이런 책을 어떻게 읽지?'라는 생각도 든다. 처음에 제목만 보고 '정신 나간'이라는 뜻인가 싶었는데, 번역된 책이 있어 제목을 보니 '안녕, 내 얘기를 들어줘'란다. 다 갖다 붙이기 마련이다. 주인공 멜로디는 cerebral palsy, 즉 뇌성마비를 갖고 태어났다. 혼자서는 먹지도, 걷지도, 앉아있을 수도 없다. 사람들은 그런 멜로디는 스스로 생각할 수 없고 감정도 없을 거라 생각한다. 하지만 멜로디는 누구보다 똑똑하고 천부적인 재능을 가진 아이였다. 그런 멜로디에 대한 이야기다. 이 책을 읽기 전에, 나는 뇌성바미나, 뇌 병변, 그리고 그 외에도 장애에 대한 쪽에 매우 무지했다. 그들을 일컫는 용어나, 내가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등. 예를 들면, 책 속에서 멜로디는, 자신에게 말을 거는 한 staff에게 매우 큰 감동을 받는다. 이 부분, 다들 어떻게 생각할까? 이게 왜?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바로 이 포인트다. 아무도 직접적으로 멜로디에게 말을 시킨 적이 없다. 멜로디는 스스로 말할 수 없기 때문에 그들의 보호자에게 말을 할 뿐, 그 누구도 멜로디에게 말을 하거나 의사를 묻거나 인사를 하지 않았다. 이 부분에서 나는 '아!' 소리가 절로 나왔다. 우리는 모두가 인격체라고 그렇게 배우고 배웠고 배우려 했건만 실제 삶에서는 다 바보들일 뿐이다. 무지하다. 


책을 읽고 영화 '사랑에 대한 모든 것'을 봤다. 스티븐 호킹이 궁금했다. 책 속 멜로디는 'medi talker'라는 기계를 이용해 대화한다. 스티븐 호킹에 대해 궁금해했다. 그는 뇌성마비는 아니다. 루게릭 병 환자다. 하지만 그도 기관지 수술을 한 후엔 talker를 이용했다. 스티븐 호킹은 그의 몸 상태 때문인지 AI의 발달에 큰 관심을 갖고 있었고 매우 긍정적으로 보고 있었다 했다. 흥미로웠다. 지식이 1mm 확장되는 기분이었다. 책이 좋다. 


https://www.youtube.com/watch?v=OTmPw4iy0hk


4. 도쿄 R 부동산 이렇게 일 합니다 - 바바 마사타카 , 하야시 아쓰미 , 요시자토 히로야

: 1월에 읽은 책이라 기억이 잘 안 난다. 뒤로 갈수록 같은 얘기를 했던 것 같다. 이렇게 일한다면 투잡, 쓰리잡도 가능하고 진정한 스마트 워크란 이런 거 아닐까,라는 생각도 했다. 에자일이 여기서 나올 수 있다는 생각도 했다. 우리 회사는 절대 할 수 없는 업무 구조라고 생각도 했고, 내가 이런 식으로 투 잡을 뛴다면 정말 멋질 거라는 생각도 해봤다. 뭉게뭉게.. 철저한 실적 중심이기 때문에 불평도 없다. 현대 무용수를 영입한 이야기가 마음에 와닿았다. 나는 다양한 백그라운드를 가진 사람이 모인 조직이 좋다. 배울 점이 많기 때문이다. 다양성을 잘 어우르려면 리더십이 매우 중요하다. 잘 어우러져 맛있는 비빔밥이 될지, 제각각 튀어나가 개밥이 될지는 리더십의 역량이 좌지우지하기 때문이다. 그런 리더, 어디 없나?


5. 서른다섯, 출근하기 싫어졌습니다 - 재키

: 선물로 받은 책이다. 저 제목이 어쩜 나의 상황과 잘 맞는지. 정말 출근하기가 싫은 요즘인데, 책장을 넘기면서 '싫어도 출근해야겠구나'를 반복하게 된다. 책을 읽으면서 크게 공감한 건.. '좋건 싫건 모든 사람에게는 배울 점이 있다'라는 점이다. 저 말을 읽고 앉아서 생각해 보니 진짜 내가 싫어하는 사람들에게도 하나씩은 배울 점이 있었다. 더 겸손해지고 낮은 자세로 사람들을 관찰하고 장점만 취하는.. 그런 사람이 되어야겠다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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