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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로케 Jan 23. 2022

2021년 4분기를 함께한 책들

2021년 4분기에 읽은 책들에 대한 정리. 총 8권의 책을 읽었다. 올해도 작년의 기세를 이어받아 부지런히 책을 읽는 게 목표 중 하나. 최근 성인 평균 독서량이 많이 감소했다는 인터넷 기사를 읽었다. 기사와 별개로 나는 책을 읽는 편이긴 하나, 질문을 해가면서 읽은 스타일은 아니라서... 내용을 금방 잊는다. 가끔 누가 '그 책 알아요?'라고 물으면 '네. 읽었는데 기억은 잘 안나네요.'라고 말하는 스타일... 올해는 좀 더 깊게 책을 읽어보자는 생각을 하고 있다.


1. 하우 투 딴짓 - 조재형

: 회사 CoP에서 읽은 책. 제목이 저래서(?) 사내 게시판에 후기를 쓰기가 머쓱했다. 책 내용은 제목 그대로다. 투잡을 위한 도서.. 라기보다는 앞으로의 자기개발, 코로나19 이후 직장인들이 더 이상 회사에 충성하지 않는 이슈, 직업이 하나의 '일' 만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고, 나의 취미나 배움이 제2의 직업이 될 수 있다는 내용이다.


재미있는 점은 책에 실습하는 공간이 있다. 그래서 몇 챕터는 직접 실습에 참여해 보았다. 그중에서 '나에 대한 형용사 고르기'가 있었는데, 회사 동료와 친구에게 물어보니 내가 생각했던 것과 비슷한 대답이 나와서 웃음이 났다. (걱정이 많은, 이런 단어였던 듯) 개인적으로 이 책은 20대 중, 후반 사회 초년생에게 추천할 만한 책이라 느꼈고, 30대 중반 레이스에 이제 참여한 나에게는 좀 먼 이야기의 책이 아닌가 싶었다. (저는 청사진을 수정하기엔 적합하지만, 다시 처음부터 그리기엔 늦은 나이 같습니다만.)


2. The one - John Marrs

: 존 마스의 '더 원'. 존 마스 특유의 집필 방식이 마음에 든다. (여러 명의 캐릭터가 1인칭 화자가 되어 각각 스토리를 전달한다) 캡처한 책 디자인만 보면 공포 소설 같은데, 공포? 라기보다는 잔인한 내용이 있긴 하지만 공포 소설은 아니다. 스릴러 소설에 가깝다고 해야하나ㅋㅋㅋ 내용은 초막장이라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이 난다. 등장인물 모두가 막장이다. 이 책을 읽고 나서, 내용적으로도 심오한 소위 '잘 쓴' 소설도 좋지만, 이렇게 막장 소설도 참 재미있고 좋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번역본도 있으니 한 번쯤 읽어보길 추천하고 싶다. 번역본 디자인은 하트가 영롱한 것이 참 예쁘다. 오히려 번역본 표지가 소설 내용에는 좀 더 어울리는 거 아닌가 싶다. 넷플릭스 드라마로도 있다는데, 드라마로는 아직 보지 않았다.


3. 예민한 사람도 마음이 편해지는 작은 습관 - 니시와키 슌지

: 나는 내가 예민한 사람인 걸 인정했다. 인정하니 편하다. 어린 시절 종종 '그렇게 안 보이는데 꽤 예민하시네요'라는 말을 들었다. 그때는 기분이 확 나빠져서, '저 안 예민하거든욧?!'이라 받아쳤다. 이유는 간단했다. '예민함'이라는 단어가 주는 부정적인 의미 때문이었다. 지금도 '왜 이렇게 예민하게 반응하세요? 자기 너무 예민한 거 아냐?' 등 '예민함'은 긍정적인 뉘앙스보다 부정적으로 사용되는 경우가 더 많아 보인다. 그런데 나이가 드니 '예민함'도 나쁘진 않다. 특정 부분에서 감각이 첨예하게 발달됐다는 뜻이기도 하니까.


이 책은 내가 가진 '예민함'의 범주보다 좀 더 윗 단계의, 쉽게 말하자면 '초' 예민한 사람을 위한 책이다. 주로 이런 책들은 예민함에 대한 그럴싸한 설명과 함께 어줍잖은 위로만 건네고 끝인데, 이 책은 좀 다르다. 예민한 사람들이 먹으면 좋은 음식(당을 줄이랬다)이나 습관 등 진짜 실천에 옮길만한 것들을 제안한다. 책 제목과 동일하게 '작은 습관'에 대해 제시하는데 수많은 책들 중 이러한 실천적인 부분이 내 눈길을 사로잡은 것 같다.


저자가 제안한 'good or new'를 한 번 해본 적이 있다. 깊게 생각하지 말고, 하루를 정리할 때 5초 이내 좋았던 점이나 새로웠던 점을 하나 떠올리고 그것에 대해 생각해 보라는 것이었다. 생각보다 괜찮았다. 내 하루가 생각보다 괜찮았네,라는 느낌을 줘서 그런듯하다.


4. 자, 이제 다시 희곡을 읽을 시간 - 이희인

: 희곡은 좋아하는 분야 중 하나다. 서른한 살인가 대학원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본 적이 있다. '스펙' 즉 직업을 위해 대학원을 가야 하는지, 아니면 순수 학문을 위해 대학원을 가야 하는지 말이다. 바보 같다 생각할 수 있겠지만, 나는 아직 스펙을 위해 대학원을 가고 싶지는 않다. 순수하게 공부를 위해서 간다면 영문학을 대학원에서 공부해 보고 싶다. 그 정도로 난 영문학을 좋아.. 하는 걸..까... ㅎㅎㅎ


어쨌든 도서관에서 빌린 책인데 정말 너무 재미있게 읽어서 작년 베스트 도서에 들어갈 정도였다. 책은 간단하다. 저자가 열몇 개의 희곡을 소개하고 설명한다. 개인적으로 생각하기엔 저자가 가장 좋아하는 희곡들을 소개한 것 같다. 희곡에는 주인공들의 희로애락이 녹아있고 그 당시의 역사, 문화가 녹아있다. 굳이 배우들이 연기하는 것을 보지 않고 혼자 극중 인물들을 상상하며 읽는 재미도 있다. 책을 읽고 나니 저자가 한 말이 머리에 맴돌았다. '쉽게 무대에 올리기 힘든 대작 연극들은 애써 챙겨봐야 한다.'는 말이다. 맞는 말이다. 이전에 그리스 뮤지컬을 보고 나서 기분좋은 신선함에 '아, 이래서 인간은 문화활동을 해야 하는구나.'라는 생각이 정수리에 꽂혔지만, 다음 해 갑자기 방문한 코로나로 인해 내 계획은 산산조각이 났었다. 저자의 저 말이 귀에 웅웅 울리는 경험을 하고 나서, 2022년 올해는 적어도 분기마다 연극을 보려 노력해보자고, 나 자신과 다짐했다.


5. If I had your face - Frances Cha

: 한국에 대한 소설이다. 한국보다는 한국 문화. 그런데 또 생각하자니, 저 소설에는 룸살롱 걸, 성형수술, 재벌과 만나는 고아원 여인 등 특이 케이스만 담아놨다 보니 딱히 한국 문화에 대한 책도 아니다. 그냥 '한국'에 대한 소설이겠다. 그렇다 보니 이름도 한국식이다. '쥴리아 리' 이런 거 말고, 아라, 미호, 한별, 규리 등 진짜 한국 사람 이름이 나온다. 지역과 음식도 한국이다. 압구정, 청담동, 강남, 소주.. 그래서 오더블로 듣다가 '푸학'하고 웃은 적도 있다. 유창하게 쏼라닥 대다가 너무 정직한 한국식 발음으로 '언니' '소주?' '청담동??' 이런 식의 단어가 나오기 때문. 내용이 굉장히 우울하다.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내용이다. 한국 사회의 어두운 면'만' 다뤘다.  


개인적으론 미국 소설 중 한국 문화를 다룬 소설이 거의 전무후무한테 이런 시도를 했다는 점에서 프란시스 차에게 찬사를 보낸다. 외국문학 중, 한국이나 한국 문화에 대한 내용을 그린 소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책을 읽으며 많이 했다. 오더블에서 '원아'(Wonna) 역할을 한 사람이 프란시스 차다. 목소리가 참 예쁘다. 프란시스 차는 cnn 기자 출신으로 알고 있다. 좋아하고 닮고싶은 사람이다.


6. EBS 지식채널X젠더 스펙트럼

: 도서관에 있길래 빌려왔다. EBS 지식채널 시리즈는 가급적 다 빌려서 읽어보고 싶다. 이상하게도 이 책에서는 딱 한 가지만 기억이 난다. 나이팅 게일이 통계학을 전공했다는 것. 야전병원에서 장미 모양의 도표로 군인들의 사망 원인과 이유를 수치로 밝혀내, 사망건수를 크게 줄였다는 점이다. '백의의 천사'라는 타이틀에 가려졌던 나이팅 게일의 또 다른 멋짐을 본 듯했다. 그래서 그런가, 사실 이 책을 읽고 아무런 기억이 나지 않고, 나이팅 게일만 기억이 난다.


7. 친절한 트렌드 뒷담화(2022) - 이노션 인사이트 그룹

: 회사 모임에서 읽은 책이다. 연말과 연초를 맞이할 땐 항상 트렌드 책을 읽지... 사실 큰 도움은 안 되나, 그래도 한 해를 요약하고 시작하는 느낌이 들어 연말에는 꼭 읽는 책 중 하나다. 광고 쪽에서 알아주는 이노션에서 제작한 책이기도 하고, 제목부터 '뒷담화'가 붙어 그런지 아주 흥미가 당겼다. (ㅋㅋ) 생각보다 읽기가 쉬워서 쉭- 하고 읽었던 책 중 하나. 개인적으로는 데이터 통합인 '마이데이터'부분과, 디지털 광고 쪽에서 2021년 상반기..(내 기억에) 핫이슈였던 써드파티 쿠기제공 관련 내용이 가장 기억에 남았다. 세상은 날로 복잡해지고.. 기술은 발달하고.. 과연 나는 이 직업에 적합한 사람인가?라는 생각까지 하게 된 책.


8. 365일 소박한 레시피와 일상 - 와타나베 유코

:  책이 너무 갖고 싶었는데... 드디어 샀다. 사실 나는 일본 에세이를  좋아한다. 특이한? 특별한? 따라   없는 그런 분위기가 있다.  책도 그랬다. 사진  +그리고 10 정도의 글로 이뤄진 책인데도 읽을 때마다 ' 좋다.  좋네'라는 말이 반복해서 나온다. 요리연구가인 와타나베 유코의 일상이 들어있는 책이다. 요리책은 아니고 일기?쯤이라고 생각하면 좋다. 요리 전문가라 그런지 음식, 접시, 식재료에 대한 이야기가 많은데 요리에 일가견이 없는 내가 듣기엔 그저 멋짐이 묻어나는   . 그런데, 그녀가  요리들은 사진으로만 보기엔  맛이 있어 보이진 않는다.


https://brunch.co.kr/@eazyna/55

https://blog.naver.com/eazyna/222427058381

https://brunch.co.kr/@eazyna/60


이렇게 또 1년이 완성됐다. 올해는 역사책, 미술책, 그리고 동화책도 읽어보고 싶다. 책도 취향을 타니까, 문학만 읽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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