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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로케 Jan 10. 2022

잔잔했던 나의 2021년

2021년은 생각보다 잔잔했다. 그래서  감사하다. 백신 같은 ' 아니면 '라는 극단적인 상황도 있었으나, 무탈하게  해를 보내서 감사할 뿐이다. 2020년에 이어 21년도 코로나라 그런지 연말 느낌이  들지 않았다. 11월부터 재개한 출근이 무색하게도,  바이러스인 오미크론과 회사  확진자가 나오면서 12 둘째 주부터 다시 재택을 시작했다. 물론 나는 재택이 좋다. 쓸데없는 감정노동이나 출퇴근 때문에 체력 소모를 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사람들과 부딪치며 지내다가 다시 재택으로 돌아오니 연말 느낌이  사라졌다. 그래서 2021 마무리 시간이 많이 늦어졌다.


연말정산 워크북도 구매했는데 아직 시작도 못했다. 바쁜 건 핑계고, 연말-연초에 찾아온 무기력함과 약간의 우울감이 또다시 나를 지배한 듯하다. 작년에는 잘 지나갔는데, 올해는 연말-연초 우울증이 다시 찾아왔다. 호기롭게 출장길 ktx 안에서 연말정산을 해보겠다 다짐했으나, 귀찮아서 책을 읽었다. ktx 안에서 사진으로 책을 찍어둔다는 걸 까먹은 게 애석하다.


연말정산 워크북과는 별개로 올해의 마무리를 하려 한다. 새로운 시작과 맞물려 한 해를 되돌아보고 싶은 마음이 있다. 2021년은 총 32권의 책을 읽었다. 많이 읽었다. 영화는 그렇게 많이 못 봤다. 왕년 cgv vip는 이제 일반 시민이 되었다.



-1월: 눈이 많이 옴. 엄마에게 방을 양보하고 내방 바닥에서 취침. 영어수업 첫 참여

-2월: 닌텐도의 '페이퍼 마리오'라는 게임에 빠져지냄. 쿠팡 잇츠에 빠져(사실은 유튭 먹방에 빠짐) 저녁마다 뭘 시켜 먹음. 설날 무렵 연속 편두통+미가펜 단종이라는 환장 소식에 미친 여자처럼 맨날 전화해서 전문 병원 부킹 시도를 함

-3월: 전문 병원에 3월 말에 입성. 가자마자 머리통(아마 전체였던 듯)+승모근+턱+눈썹에 보톡스 치료. 생각보다 아팠음. 이사 가라는 통보받음 (앙대ㅠ)

-4월: 입원해서 mri 찍음. 폐쇄공포증이 있어 걱정이 많았는데, 마음에 평안을 주셔서 씩씩하게 잘 찍고 나옴. 엠겔러티 주사 처음 맞음. 인스타툰 '오후 네시의 나' 연재 시작

-5월: 짬뽕에 미쳐 지냄. 동네에 카페가 하나 생겼는데, 바닐라 라테 맛집이라 거의 매일 감. 이사 갈 집 찾느라 힘듦.. 영어수업 고급반 갔다가 다시 초급반으로 돌아옴. 그래 편한게 최고여~

-6월: 엄청나게 힘든 레벨의 홈트 시작. 피카소 전시회 보러 감. 아이패드 미니&로지텍 크레용 삼

-7월: 이사 감. 면담했는데 잘 기억이 안 남. 칭찬 받았던 것 같은데, 나는 성격이 칭찬은 기억 안 하고 욕 들은 것만 기억하는 이상하고 못된 성격임. 미친 듯이 홈트 반복. 집에 엄청 큰 tv를 삼. cop를 시작함. 집 앞 보물같은 도서관을 발견함

-8월: 엎드려서 배구 보다가 재채기했는데 10년째 좋지 않았던 부위가 아주 아작 남. 나는 이날의 통증도, 고통도, 절망도 아직 매우 생생하게 생각남. 동네 신경과 방문 -> 약 복용 -> 자다가 자세 변경 시, 잠이 확 깰 정도로 아픔 -> 이건 좀 아니잖아..? 큰 병원 방문 -> mri 찍었더니 수술해야 한다 함 -> 뭐라고?! -> 수소문하다 자세 전문 한의원 방문 -> 전혀 다른 진단명을 내림 -> 내 몸은 지그재그로 꼬여있어서 전체적으로 손을 봐야하는 어려운 케이스라 함 -> 결론: 2022년 1월인 지금까지 병원 다니고 있음. 많이 좋아지긴 함

-9월: 화이자 1차 맞음. 맞고 다음날 두통&아랫배 통증. 아랫배는 뭐지? 이유는 모름. 3일째는 겨드랑이&턱 밑에 편도도 아팠음. 이유는 모름. 편도랑 겨드랑이는 더 아프면 병원 가야지 하고 잠시 내버려 뒀더니 사라짐. 치과에서 썩은 이 2개를 처리함.. 휴.. 엄마가 플레이트 제거 수술을 함. 왼쪽 위 사랑니 제거. 휴.. 1년에 하나씩 제거하네..

-10월: 엠겔 또 맞고 받아옴. 이번에는 선생님이 말 시키는 척 연기하다가 퐉!! 주사 놔서 진짜 핵 아팠음. 뭐지? 싶었음. 가장 약한 부위(아마 척추측만증 부위인 듯)에 교정침맞고 침몸살 엄청 와서 3일을 앓음. 진짜 공포임. 화이자 2차 맞음. 이번엔 열도나고 머리가 많이 아팠음. 담날 토함. 휴, 두통이여..

-11월: 문화의 날이라고 여의도 ifc 몰에 감. 나는 코로나 이후로, 오랜시간을 외딴 섬처럼 지내서 사람 많은 곳에 가니 너무 초조하고 불편하고 찝찝했음. 티모시의 듄을 보는데, 재미는 있었으나 메시아 측면을 강조해서 그런지 묘하게 불편했음

-12월: 더 현대를 갔음. 전시를 봤는데, 현대미술이라 그런지 두통이 찾아옴. 이날도 당연히 나는 초조했음. 핸드드립 커피에 입문함. 진짜 핵 맛있음. 생활 속에서 하나씩 행복을 찾는 기분임. 살이 2kg가 쪄서 다이어트를 해야겠다 결심


달 별로 정리하니 파노라마처럼 1년이 지나간다. 이렇게 내 1년이 또 돌탑처럼 쌓이니 뿌듯하기도 하지만, 올해는 정말 병원을 많이 다녔던 한 해였다. 그런데 의아하게도 불평보다는 '2022년엔 더 활발하게 활동하라고.. 올 한해 내 고장 난 몸을 적극적으로 치료하게 하시나 보다'라는 긍정 마인드가 자꾸 샘솟아서 잘 버틸 수 있었던 것 같다. (카드값만 빼고)


베스트 콘텐츠는 짧게라도 정리해 두었다.

내년에는 '(1) 건강하고 (2) 면허를 꼭 따고 (3) 돈을 모으고 (4) 이직을 하는' 한 해였으면 좋겠다. 목표를 위해 잠시 1월은 재정비를 하기 위해 쉬고..ㅎㅎㅎ 2월부터 열심히 달려야겠다는 다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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