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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로케 Aug 28. 2022

H마트에서 울다 (미셸 자우너)

원서로 읽으려고 벼르던 책인데 우연한 기회로 회사 모임에서 먼저 접했다. 작년 겨울에 Francis Cha의 'If I Had Your Face'라는 책을 읽은 적이 있는데, 재미교포인 프란시스 차가 한국의 성형이나 룸쌀롱 문화에 대해 쓴 이 소설이 내게는 좀 신기해 보였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압구정동' '소주' '맥주'등 한국에 대한 이야기가 미국 출판계에 등장한 게 신기했고, 좀 더 나아가서 우리나라 이야기, 문화가 더 많이 영어권에 책으로 나왔으면 하는 바람도 가졌었다. 그래서 난 미셸 자우너의 'H마트에서 울다'를 원서로 먼저 접하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한국 음식에 대한 표현을 영어로 어떻게 했을지 무척 궁금하다)


엄마와의 추억이 가득한 이 책은, 내게 있어 '음식'이라는 단어가 주는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끔 만들었다. 책에는 비빔밥부터 치킨, 짜장면까지 각종 음식이 등장하는데 '치킨은 기름에 튀긴 닭입니다.'이라는 뉘앙스가 아닌, 음식 하나에 온갖 인물과 장소와 추억이 버무려져 있다. 음식은 단순히 살기 위해 먹는 수단이 아닌, 추억이 버무려진 요란한 매개체다. 즐겁게 먹은 음식을 다시 볼 땐 즐거운 추억이 기억나고, 슬펐을 때 먹었던 음식을 다시 보면 씁쓸한 감정이 든다.


이 책이 왜 이렇게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는지 모르겠다는 사람도 많은데, 책을 다 읽고 나서 생각해 보니 알 것 같기도 하다. 무엇보다 내용이 평범하지만 진솔하다. 한 가족의 경험적 이야기를 다룬다. 사람들과 이야기했을 때, 특히 부모님이 암으로 투병했던 친구들은 이 책을 읽고 공감되는 부분이 많다고 했다. 그리고 작가인 미셸 자우너처럼 그때 그 순간들을 용기 내어 기록해 놨으면 좋았을 거라 말하는 친구도 있었다. 진솔한 이야기에 엄마와의 추억이 끈끈한 한국 음식까지 곁들이니 모두가 공감할 수밖에 없는 스토리가 탄생한 거 같다.


여담으로 미셸 자우너 얼굴이 궁금해서 찾아봤는데 생각보다 귀엽게? 생겨서 당황했다. (저자 설명에 있는 사진은 교수님처럼 나와서 밴드 보컬로 활동하고 있는 모습이 보고 싶었다.) 책 속에는 거친 모습이 많이 등장해서 내 머릿속으로는 섹스 피스톨즈 같은 그룹의 거친 이미지로 상상했는데 사진 속 그녀는 너무 귀여운 모습이라.. 살짝 당황..

출처: amazon. from the publis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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