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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로케 Sep 24. 2022

살면서 한 번은 짠테크(김짠부)

재테크 서적만 읽으면 묘하게 죄책감이 든다. 짠순이로 살지 못했기 때문인지, 아니면 돈을 잘 모으지 못하는 성격 때문인지, 둘 다 때문인지. 잉스타에 항상 팔로우하는 사람이 있는데 (어떻게 알게 됐는지는 모름) 그분이 추천하는 책을 몇 번 읽어본 결과, 나와 결이 잘 맞는 듯하여 가끔 그 사람의 피드에 올라온 책을 읽곤 한다. 추천도서를 읽는다는 기분으로.


김짠부라는 작가는 처음 들어봤는데 유튜브나 재테크 쪽에서는 유명한 사람인듯 하다. 나는 유튜브를 거의 보지 않고, 봐도 물건 사용설명서나 요리, 운동 쪽만 찾아보는 스타일이라 몰랐나 보다. 사실 읽으려던 책은 이 책이 아니고, 김짠부 작가의 최근 책이었는데 도서관에서 신청 및 구입 절차를 밟고 있어 짠부 작가의 첫 책을 빌려 읽었다. 책 내용은 대략 이러하다. 멍청비용 등 돈 아끼지 못하고 항상 플렉스하던 작가 짠부가 부모님 집에 살다가 문득 '나도 이런 집이 갖고 싶어'라고 느끼고 집을 사기 위해 돈을 모으기 시작했다. 그리고 돈을 모으는 노하우를 알려주는 책이라 하겠다. 예전에 다른 재테크 책을 읽어본 적이 있는데, 내용은 모두 비슷비슷하다.


책을 읽고 작가가 추천한 두 가지를 실천해 봤다. 

1) 물건이 사고 싶을 때는 이 물건을 왜 사야 하는지, 표를 만들어서 생각해 보기 (do and don'ts 처럼)

2) 최근 3개월간 카드 이력 살펴보고 숨겨진 소비패턴 파악하기


1)번의 경우 전자책과 아이섀도우가 너무 갖고 싶을 때 해봤다. 결론부터 말하면 전자책은 샀고, 섀도우는 안 샀는데 섀도우가 여름 한정이라는 걸 깨닫고 땅을 치고 후회했지만 어느 정도 마음이 정리되니 '어차피 눈 화장도 안 하는데 왜 삼?'이라는 깨끗한 결론에 이르렀다. 2)번의 경우, 최근 3개월간의 카드 이력을 뽑아보니 1순위는 건강용품이었고, 2순위는 화장품이었다. 실제로 화장품을 많이 사는 편이 아니라 왜 그런지, 네이버와 구매 사이트를 들어가며 주문 내역을 다 뒤져보니 고데기나 위생용품, 샴푸 등 생활용품도 다 '화장품'카테고리로 분류해서 지출 볼륨이 몰린듯했다. 건강용품은 홈쇼핑에서 산 영양제 때문인 듯하다.


실제로 이렇게 지출을 다 뜯어보니, 뭉텅 그려서 카테고리를 나누면 안 되고 아주 세세하게 카테고리를 쪼개야 지출 흐름이 보일 거라는 감이 와서 요새는 가계부 작성 시 모든 내역을 다 찢어서 기록한다. 물론 이 책을 읽고 나서 드라마틱하게 저축이 늘어난 것은 아니다. 하지만 내 소비패턴을 다시 한번 파악하고, 뭔가를 살 때 '어라, 이거 또 건강용품이네. 흠. 건강용품 지출이 1위 아니었던가?'라고 다시 한번 기억이 상기되며 행동을 자제할 때마다, 이 책이 도움이 되네!라는 생각이 들었다. 


+) 추가로 지출 3순위는 자기계발이었는데 아마 책을 구매하거나 인터넷 강의를 듣는 비용인 듯하다. 대부분의 작가들은 교육 비용도 줄이라고 하지만, 김짠부 작가는 수입의 10%는 책, 최대 20%까지는 자기계발 비용으로 사용하라고 조언해서 어느 정도 공감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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