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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로케 Oct 23. 2022

위닝 컬러 (이랑주)

광고를 하는 사람이라면 색에 대한 고민이 많을 거라 생각한다. 내가 다니는 회사는 영세하기도 하고 일반 기업과는 다른 곳이라, 디지털 마케터가 적다. (두 명이지만, 실제로 전반적인 광고 디자인이나 기획을 하는 사람은 나 혼자라 봐도 무방하다.) 게다가 광고 촬영 컨셉 등을 마케터가 직접 기획해야 해서 골치 아픈 일이 많다. 예를 들면, 지난주에는 스튜디오에서 인물 촬영을 했는데 옷을 뭘 입어야 내가 생각한 포근포근하고 따뜻한 느낌이 날지, 남녀 모델이 어떤 색으로 의상 톤을 맞출지 등, 머리에 쥐가 나는 것 같았다. 


사실 '위닝 컬러'에서는 여러분의 마케팅에, 혹은 이런 케이스에는 이런 색을 활용하세요,라는 가이드가 나오지 않는다. 색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 조언이 나오긴 하나, 회사나 제품에 따라 색을 어떻게 믹스할지는 다 다른 거니까. 하지만 예시로 들어주는 사진이나 기업 스토리가 흥미로워 참고할 것들이 있았고, 무엇보다 책에 사용된 사진들이 좋았다. 책을 읽으면서 내용보다 사진에 시선이 가는 건 또 처음이라 한 장 한 장 재미있게 들춰 봤던 것 같다. 



스타벅스의 온라인 사이트가 매번 들어갈 때마다 변화가 많다고 느껴지는 것은, 이렇게 시즌 컬러를 적극적으로 사용하기 때문이다. 반면 다른 기업은 기존 사이트의 디자인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별도의 이벤트 페이지 같은 곳에서 시즌 상품을 보여주는 방식이다. 

매일 가도 설레는 곳의 비밀 p.44 (일부 발췌)


스타벅스에 관한 예시에서 '온라인 사이트에 시즌 컬러를 적극적으로 사용한다'라는 말에 고개를 끄덕였는데, 생각해 보니 대다수 브랜드 사이트에서는 시즌 음료나 제품을 판매할 때, 별도의 게시판 같은 랜딩 페이지로 떨어뜨리고 프런트 페이지에는 기존 테마/색상을 고수한다.(메인 배너만 약간 바꾸는 정도) 하지만 스벅은 달랐다. 브랜드 색이 적절히 가미됐지만, 전체적으로 홈페이지 분위기 자체를 한 번 틀어준다. '아, 새로운 시즌이 시작됐네!'라는 인식을 고객에게 대놓고 알려주면서 구매 욕구를 끌어올리는 장치인 셈이다. 


스타벅스 홈페이지는 관심도 없었는데 책을 읽고 바로 들어가서 봤다. 당시에는 써머 제품을 판매하는 중이었고, 글 쓰는 김에 다시 들어가 보니 지금은 할로윈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음료만 배치하는 게 아니라, 스벅 브랜딩 색상을 배치하면서 전체적으로 조화롭게 여름 시즌이 왔음을 알렸다. 메인배너 뿐 아니라 전체 페이지를 다 시즌색으로 꾸몄다.
할로윈을 맞아 전체적으로 홈페이지를 할로윈스럽게 변경했다. 고객은 스크롤을 한 번 더 내리지 않고 메인만 봐도 '아 스벅에서 할로윈 제품을 파는구나!'라고 바로 인식할 수 있다.


위닝 컬러를 읽고 퍼스널 컬러도 하고 싶었다. '나'라는 사람도 어쨌든 하나의 브랜드니까. 돌고 돌아 10월에 퍼스널 컬러 테스트를 했는데, 여름 쿨 라이트가 나왔다. 색에 맞춰 겨울옷을 사야 하나, 쓸데없는 생각이 들기 시작한다. 

평소 컬러에 대해 관심이 많은 분들은 읽어봐도 좋을 책이다. 참고로 책에 소개된 '세인트 클레어_컬러의 말'이라는 책은 기회가 된다면 읽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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