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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로케 Dec 18. 2022

삶이 던지는 질문은 언제나 같다 (찰스 앤디)


8월 26일 완독한 책인데, 생각해 보니 책 대출하는 날은 비가 추적추적 와서 도서관을 오가는 길이 운치 있었고, 책을 다 읽을 때쯤엔 가을 문턱을 느낄 수 있는 제법 시원한 밤이었다. (나는 이렇게 특정 사물을 통해 그때 어땠는지, 시공간적인 분위기를 읽는 게 참 좋다.) 


제목을 보고 기대했던 것과 달리, 생각보다 내용은 좀 부족한 책이었다. 그래서 별도로 기록하는 독서노트에는 '별로인 책'으로 분류된 안타까운 책이다. 제목만 보면 삶의 철학을 알려주는 비법서 같은 느낌인데, 평범하게 100세 정도 된 노인이 삶을 회고하며 '이것은 이렇게 해봐도 좋을 듯하다, 허허' 같은 느낌의 책. 주로 이런 책, 특히 외서의 공통점은 자기 자랑이 좀 많다. 이 책도 그랬다. 앞에는 본인의 성공 노하우를 늘여놓고 정작 실용적인 조언은 조금 뒷부분에 배치된 느낌이라 아쉬웠다. 


독특하다고 느낀 점은, 작가가 32년 생으로 우리 나이로 치면 90이 넘은 연세라 그런지 책도 약간 손주들에게 전하는 노하우처럼 편지 형식으로 쓰여있다. 그래서 읽을 때 덜 지루하고 편하게 읽을 수 있었다. (원제는 아예 21 letters on life로 시작한다.) 무난하게 읽을 수 있는 책 중 하나지만, 다른 자기개발 서적과 비교했을 때 특이점을 찾을 수 있냐 물으면? 글쎄. 나는 찾을 수 없었다.



일흔 살을 넘긴 뒤 나는 삶을 돌이켜보는 회고록을 썼다. 그 과정에서 내가 저지른 실수들과, 그 실수들에게 배운 교훈들이 가장 흥미롭다는 걸 새삼스레 깨달았다. 더 많은 것을 시도하고 더 많이 실수했으면 좋았을 것이란 아쉬움도 있다. 그랬더라면, 그럭저럭 평범하게 살았던 내 삶이 훨씬 더 흥미롭고 유익했을지도 모르겠다. 



개인적으로 나는 '순무'같은 사람이라(turnip type) '안 되는 건 안되는 거야'라고 생각해 모험 자체를 즐기지 않는다. 그냥 어느 순간부터 모험이라는 단어 자체를 싫어하게 된 것 같다. 그래서 아주 솔직히 말하면, 더 많이 시도하는 것 까지는 오케이, 그러나 더 많이 실패를 경험할 때 내가 더 단단해질 수 있을까?에 대한 막연한 의문이 들었다. 저 구절은 사실 대부분 성공한 사업가나 지식인들이 많이들 하는 말이다. 마음에 와닿지만, 어떻게 보면 또 상상만 해 볼 수 있는 미지의 세계라 자꾸 시선이 가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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