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헨리, 『오 헨리 단편선』 / 하그레이브스의 기만극 (김희용 옮김)
오 헨리의 단편은 몇 편 읽어봤는데, 이 글은 처음 읽어봤다.
이 단편의 원제가 <The Duplicity of Hargraves>인데 다른 출판사에서는 <하그레이브스의 가면>, <하그레이브스의 멋진 연기>, <하그레이브스의 1인 2역> 등의 제목으로 번역되어 있었다. 난 개인적으로 민음사의 제목인 ‘기만극’이 제일 마음에 들었다. 근데 넘 결말이 드러나는 제목이려나? 그렇지만 난 끝까지 읽고 나서야 진실을 알았다 ㅋㅋㅋㅋ
제 일을 할 때 저는 누구의 인생도 다 제 것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저는 제가 원하는 것, 할 수 있는 것을 취해 무대 위에서 재현합니다. (…)” (p.124)
나는 극작품 읽는 것만큼 연극 보는 것도 좋아하는데, 사실 극작품은 무대 공연을 전제로 쓰인 것이기 때문에 불완전한 텍스트고, 무대 위에서 구현되었을 때 완성되는 거라고 한다. 하그레이브스의 이 말이 연극의 특성을 잘 설명한 문장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연극에서 배역을 연기하는 배우가 완벽하게 텍스트 상의 그 인물과 동일한 인물이 될 순 없지만, 그래도 자신이 텍스트를 읽고 해석한 대로, 하그레이브스의 말 그대로 ‘원하는 대로, 할 수 있는 대로’ 캐릭터를 구현해서 그 인물이 되는 거니까, ‘누구의 인생도 다 제 것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라는 말이 너무 멋지게 느껴졌다. 배우라는 직업도 참 매력적인 것 같다. 내가 아닌 다른 이의 인생을 살 수 있다니! 너무 특별하지 않은가. 오 헨리 단편선도 읽고 싶다. 잡동산이만 읽으면 사고 싶은 책이 산더미처럼 불어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