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리타, 리타의 일기

홀로씨의 테이블 (230801~230804)

by bookyoulovearchive


(23/08/04) 최근 짧은 기간 동안 너무나도 만연한 혐오와 비방, 차별을 보며 인간은 어쩔 수 없이 이기적이고 자기중심적이라는 생각을 했다. 남을 비난하는 건 쉽고, 내가 다치는 건 싫어서 필사적으로 방어하는 사람들. 이 세상이 약간 싫어지기도 했다.


타인 혹은 세계 속에서 우리는 왜 보고 싶은 것과 듣고 싶은 것만 듣고, 알고 싶어 하는 것만 알고 싶어 하는지, 왜 우리는 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에 모든 힘으로 부정하고 마는지, (…) (p.25)


우리는 오늘도 우리 개인의 슬픔에 몰두하느라 타인의 슬픔을 거의 모두 지나친다. (p.31)


우리는 우리가 보고 싶은 것과 듣고 싶은 것만 골라서 보고 듣고, 알고 싶은 것과 알고 싶지 않은 것을 철저히 구별해 진실을 보려는 노력을 하지 않는다. 또 우리 자신의 슬픔을 생각하느라 타인의 슬픔은 쉽게 지나치고 잊는다. 이럴 때마다 신형철 평론가의 『슬픔을 공부하는 슬픔』이 자꾸 떠오른다.


| 인간은 자신이 잘 모르는 고통에는 공감하지 못한다. 그것은 우리 모두의 한심한 한계다. 경험한 만큼만, 느껴본 만큼만 알 수 있을 뿐이다. 그래서 고통에 대한 공부가 필요하다고 늘 생각한다. (p.202, '깊이 있는 사람' 중)


그 어느 때보다도 슬픔에 대한, 고통에 대한 공부가 필요한 때가 아닌가 생각한다. 우리는 타인을 잘 모르고, 잘 모르면 공감하기 어렵기 때문에 자꾸만 슬픔과 고통을 외면하게 된다. 하지만 우리는 그것들을 똑바로 바라보는 일을 게을리해선 안 된다.


부정하고 싶은 현실을 직시하기. 그것이야말로 진실일 확률이 높다. 이 순간 내가 나를 얼마나 속이고 싶어 하는지, 나는 거짓에 홀리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p.172)


그러니까 우리는 한순간의 생각을 확고히 믿는다. 영원성을 부여할 것처럼. 이 현재를 어떤 불멸하는 상자 안에 그대로 간직할 것처럼. 그러나 모든 것은 잠시 떠오르고 사라진다. 우리의 믿음과 생각도, 상상과 감정도 일어났다가 다시금 사라진다. 잠시 일어났다가 사라지는 속성만이 존재라고 할 수 있다. (p.180)


사실 우리가 지금 미워하고 비난하는 모든 것들도 영원할 것 같지만 순간의 일이다. 다른 미워하고 비난할 대상이 생기면 그 전의 일은 순식간에 잊힐 것이다. 우리의 생각과 믿음, 감정도 영원하지 않다. 하지만 사라진다고 해서 아무렇게나 내뱉어도 된다는 말은 아니다. 사라지고 잊힐지라도 우리가 한 순간의 선택들은 모두 우리 안의 어딘가에는 남아있을 것이기에, 신중하게 생각하고 행동해야 한다.


그러니까 하고 싶은 말은, 정해진 삶의 형태는 없으며 각자의 생존법이 있을 뿐이고, 그것을 모든 사람에게 대입시킬 수 없다는 사실이다. 단지 우리는,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자신을 이끌며 나아가 볼 뿐이다. (p.24)


나와 같은 사람은 이 세상 그 어디에도 없다. 나의 삶은 나의 것이고, 타인의 삶은 타인의 것이다. 서로의 삶을 인정하고 존중하며 살아가는 것, 그게 그렇게 어려운 일일까 싶은데, 어려운 일인 것 같다.


작가 자신도 이 글을 쓴 내일의 자신이 언제 이런 생각을 했었는지 의아해할 것 같다고 했는데, 나 또한 다음에 이 글을 읽을 때 어떤 생각을 하게 될지 궁금하다. 조금이라도 좋은 쪽으로 나아진 나를 만날 수 있기를 바란다.


(*서평단으로 선정되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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