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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ookyoulovearchive Dec 23. 2023

소강석, 너라는 계절이 내게 왔다

샘터 (231217~231220) <물방울서평단 여섯 번째 서평>



*별점: 4.0

*한줄평: 아름다운 사계절의 풍경과 깊은 사유가 담긴 시집

*키워드: 사계절 | 봄 | 여름 | 가을 | 겨울 | 사랑 | 비 | 무지개 | 자연 | 별 | 달

*추천: 시가 어려워서 피했던 사람, 쉽고 편안하게 읽을 수 있는 시를 만나고 싶은 사람


인생을 살다 보면 꽃이 필 때도 있고 바람이 불고 비가 내릴 때도 있습니다. 아니, 언젠가는 낙엽이 되어 떨어지고 폭설에 갇혀 길을 잃을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사랑하는 이와 함께한다면 그 모든 날들이 상처의 계절이 아닌 사랑의 계절이 되어 감싸주리라 믿습니다.
/ <시인의 말> 부분


(23/12/21) 샘터 물방울서평단 마지막 서평 도서로 서정 시인 소강석 목사의 『너라는 계절이 내게 왔다』를 골랐다. 최근 시집을 많이 읽는 중인데, 제목이 인상적이라 꼭 읽어보고 싶었다.


 1부는 봄과 여름, 2부는 가을과 겨울을 느낄 수 있는 시들이 실려 있고, 3부는 비와 무지개, 4부는 등대와 별, 달, 바다 등 다양한 시상이 담긴 시들이 실려 있다.


 ‘어렵고 난해한 시보다는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고 마음이 따뜻해지는 감성 시들을 써보고 싶었다’는 시인의 말처럼 친근한 어투와 편안하게 읽을 수 있는 문장들에 어렵지 않게 시를 읽어 내려갈 수 있지만 시들에 담긴 시인의 깊은 통찰과 사유는 결코 가볍지 않다. 계절의 변화에 따른 아름다운 풍경을 노래하며 시인은 세상만물의 이치를 독자에게 전한다.


 꽃이 피고 지는 것을 만남과 이별에 빗대거나(「봄 2」), 인고의 세월을 견딘 여름 바다의 절벽이 파도를 기다리는 모습을 그리기도 하고 (「여름 5」), 단풍과 낙엽에서 사랑과 이별을 떠올리게 하며(「가을 9」), 아무도 걷지 않은 길을 발자국이 없는 눈송이가 먼저 걸어가는 모습을 상상하게(「겨울 6」) 하는 시인. 사계절을 지나서 시인은 소나기와 비, 무지개를 건너 등대와 별, 달이 보이는 바다로 나아가 흘러 흘러 흙과 공기, 물과 불이라는 지구 만물의 근원에 관해 이야기하며 시집을 마무리한다. 인생이라는 사계절을 지나 태초의 상태로 돌아가는 듯한 느낌. 시집의 완결성이 우리에게도 깊은 사색을 하도록 여운을 남긴다.


 ‘슬픔과 절망, 상처를 딛고 다시 사랑과 희망의 마음을 찾기를’ 바라는 사랑이 가득 담긴 시인의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듯하다. 매서운 추위로 마음까지 꽁꽁 얼어붙을 것 같은 이 겨울, 『너라는 계절이 내게 왔다』로 모두의 얼어붙은 마음이 조금은 녹아내릴 수 있길 바란다.


(*출판사 서평단으로 선정되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 단풍 물든다는 것 생각해 보니

  다 빼앗기고

  더 이상 숨길 수 없어

  가장 깊은 사랑 보여주는 것이었네

/ 「가을 9」 (p.48)


| 비를 기다려서는 안 된다

  비는 길을 걷는 자에게 온다

  비는 기다림 끝에 오는 것이 아니라

  비를 찾아 떠나는 자에게 내린다.

/ 「비 2」 (p.75)


| 누군가를 만나 이야기를 듣는다는 건

  새로운 세계를 만난다는 것이다

  난 얼마나 많은 이야기를 듣고 살았나

  또 얼마나 많은 이야기에 귀 막고

  눈 감고 살았나

/ 「등대 1」 (p.91)


———······———······———


*좋았던 시


1부 | 봄에서 여름으로

 「봄 2」

 「봄 6」

 「여름 1」

 「여름 5」


2부 | 가을 지나 겨울

 「가을 5」

 「가을 6」

 「가을 9」

 「겨울 2」

 「겨울 6」

 「눈송이 1」


3부 | 소나기 끝에 무지개

 「소나기 1」

 「소나기 6」

 「비 2」

 「무지개 1」


4부 | 등대와 별 그리고

 「등대 1」

 「별 4」

 「흘러간다」

 「야간기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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