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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ookyoulovearchive Dec 25. 2023

민구 시인과 함께 하는 핀사단

필사 세 번째 시: 「한 사람」



민구, 『세모 네모 청설모』


그가 먹을 빵과 물 한 잔
우리만 알고 있는
사소한 이야기

한 사람이 잠에서 깨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 「한 사람」 (p.10)


———······———······———


(23/12/22) 민구 시인과 함께 하는 핀사단 필사 세 번째 시는 「한 사람」이다.


 그동안 만나지 못했던 여러 사람들과의 만남이 늘어나는 연말연초.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웃고 떠드는 시간은 즐겁지만 약간은 어색하거나 부담스러운 사람들과의 시간은 조금 버겁기도 하다.


 어쩌면 ‘그들이 내게 무슨 말을 하는지 / 어떤 사건에 열광하는지 / 관심이 없다’는 화자의 말처럼 원탁에 둘러앉은 이들도 가끔은 같은 생각을 할지도 모른다.


 ‘밤이 깊어 사람들이 모두 집으로 돌아가고’ ‘벌레 우는 소리마저 잠잠해져’ 고요한 적막이 찾아오면 그 시끌벅적했던 모든 것들이 머나먼 꿈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그래서 ‘꿈이 지나간 바닥을 깨끗이 훔친다’는 표현이 너무 와닿았다.


 ‘우리만 알고 있는 / 사소한 이야기’를 떠올리며 ‘그가 먹을 빵과 물 한 잔’을 준비해 ‘한 사람이 잠에서 깨기만을 / 기다리는 일’. 내가 사랑하는, 나를 사랑하는 단 한 사람만 있다면 그 기다림은 행복과 설렘일 것이다.


 민구 시인의 세 번째 문자에서 ‘이 정도면 민구가 아니라 친구죠.’라는 말에 웃음이 나왔다. 민구 아니고 친구. 시인 친구가 생겼다 ㅎㅎ


(*현대문학 핀사단으로 선정되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


#도서제공 #현대문학 #핀사단 #필사

#민구 #세모네모청설모 #pin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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