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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ookyoulovearchive Dec 26. 2023

안보윤 외 6명, 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2023

북다 (231204~231224)



*별점: 4.0

*한줄평: ‘사람’에 관해 깊이 성찰하게 하는 단편들

*키워드: 죽음, 진실 | 책임, 권위 | 계급, 의식 | 사랑, 이해 | 애증, 상속 | 사람, 구원 | 회상, 흔적

*추천: ‘최고의 문학적 성취를 이룬 작가에게 상을 수여’하는 이효석문학상의 수상작들이 궁금한 사람


사람에 대한 말은 어떤 것이든 다 대수롭다.
/ 안보윤, 「애도의 방식」


(23/12/25) 그믐북클럽 10기에 참여해 도서를 제공받아 『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2023』을 읽게 되었다.


 그믐에서 여러 독서모임을 하면서 가장 좋았던 점 중 하나는 작가님과 직접 소통을 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번 그믐북클럽 10기에서도 작품을 읽으며 인상적이었던 부분이나 궁금했던 점, 작가님께 하고 싶은 말 등을 코멘트로 남기면 작가님들이 직접 답변을 해주셔서 작품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되고, 또 궁금증도 해소할 수 있어서 더욱 풍성한 독서를 할 수 있었다. 이번 모임에는 작가님들이 남기신 질문도 있어서 작가님들은 독자에게 어떤 점이 궁금한지도 살짝 알게 되어 더 재미있었다.


 이번 책으로 처음 만나게 된 작가님들이 많았는데, 이효석문학상이 ‘최고의 문학적 성취를 이룬 작가에게 상을 수여’하는 만큼 작품들의 깊이나 여운 또한 대단했다. 혼자서 한 번에 다 읽기에는 조금 어렵고 버거웠을 것 같은데, 그믐북클럽에서 작가님들과 멤버들과 소통하며 천천히 읽다 보니 완독 할 수 있었다.


 ‘사람’의 다양한 면모를 살펴볼 수 있는 여러 단편들을 한 권의 책에서 만나볼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다. 앞으로는 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도 관심을 가지고 읽어봐야겠다.


(*그믐북클럽 10기에 참여하여 북다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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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윤, 「애도의 방식」

: 남겨진 사람들이 견뎌내는 방식


| 나는 진심을 담아 말한다. 알 리가 없다. 이미 으깨진 것을 기어코 한 번 더 으깨놓는 사람의 마음 같은 건. (p.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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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윤, 「너머의 세계」

: 안과 너머, 그 사이의 헤아릴 수 없는 간격


| 중앙 현관을 넘고 나면 이제 다시는, 어떤 문 안으로도 몸을 들이지 않을 작정이었다. 연수는 너머의 세계에 있기로 했다. 그것은 부끄러운 선택이 아니었다. 적어도 연수에게는 그랬다. (p.64)


———······———


강보라, 「뱀과 양배추가 있는 풍경」

: ‘뱀과 양배추가 있는 풍경’의 의미를 알아챘을 때의 당신의 기분은


| 아무런 맥락이 느껴지지 않는, 텅 빈, 이해 불가능한 어떤 것. 그림을 받았을 때 아연함보다 불쾌감이 앞섰던 이유를 나는 이제 조금 알 것 같다. (p.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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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운, 「세월은 우리에게 어울려」

: 이해보다는 인정이 필요한 때가 있다


| 나를 죽게 한 건 병이 아니고 사람이었다는 걸. 그러니 나를 살게 할 수 있는 것도 약이 아니고 사람이라는 걸. (p.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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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숙, 「자작나무 숲」

: 껍질을 벗기고 벗겨도 살아서 다시 하얘지는 자작나무와 쌓고 쌓아도 또다시 쓰레기를 쌓는 할머니


| 아무것도 버릴 수가 없어요. 왜죠?

  모든 것에 다 기억이 있어서요.

  어떤 기억입니까?

  그런 건 중요하지 않아요. (p.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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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주희, 「작은 방주들」

: 어쩌면 각자의 인생과 같은 작은 방주들


| 여자가 석양을 등지고 사막 저편으로 멀어지고 있었다. 마음속에 소용돌이치는 말들 중 어떤 것도 쉽게 꺼낼 수가 없었다. 나는 길게 늘어지는 여자의 그림자를 사진 속에 담았다. 말 대신 꼭 보여주고 싶었다. 진주에게 그리고 허니쿠키에게도. 마지막 실족에서 물러서게 하는 것, 걸음을 멈추고 끝 너머로 눈을 돌리는 것, 그게 최후에는 꼭 자기 자신이었으면 하는 마음을 담아. (p.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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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 「북명 너머에서」

: 돌아갈 수 없는, 되돌아갈 길 없는 오래 전의 북명을 회상하며


| 내가 구덩이라면. 혹은 진흙이라면. 물과 바람을 따라 자유롭게 변한다면, 진득한 몸으로 어디든 달라붙을 수 있다면. 아니 연못이라면. 흐르고 넘쳐 원하는 곳 어디로든 갈 수 있다면. 뛰어들 수 있다면. 녹아서 사라질 수 있다면. 이성자가 아닌 무엇이라면. 내가 조옥이라면. 그런 열망이 예기치 않게 급습할 때면 오한이 나듯 몸이 떨리고 추위가 밀려왔다. (p.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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