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다 (240302~240413)
* 별점: 5.0
* 한줄평: 너무 아름다울 땐 눈물이 난다
* 키워드: 사랑 | 돌봄 | 그리움 | 슬픔 | 단어 | 이야기 | 마음 | 무채색 | 흰색 | 회색 | 검은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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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러 권의 산문집을 읽으면서 저는 시인이 쓴 산문집에 속절없이 스며들고 마는 사람이라는 걸 알게 되었어요. 고명재 시인의 산문집 『너무 보고플 땐 눈이 온다』도 그렇게 제 마음에 스며들어버린 한 권이었습니다.
* 무채색의 단어들이 무지갯빛이 되어 마음에 꽃을 피우는 산문집이었어요. 이번 산문집도 아껴 읽느라 완독도 오래 걸렸고, 필사도 많이 하면서 충분히 정리하고 탐미하는 시간을 가졌어요. 글 안에 담긴 시인의 마음뿐 아니라 글에 나오는 사람들의 마음이 너무나도 아름다워서 눈물이 날 정도로 좋았어요. ‘너무 보고플 땐 눈이 온다’는 제목처럼, 너무 아름다울 땐 눈물이 나더라고요.
* 읽으면서 이렇게나 좋았는데, 너무나도 그립고 보고픈 사람이 생기면 시인의 마음을 좀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을까요? 그런 날이 너무 빨리 오지 않기를 바라지만, 만약 그런 날이 오더라도 ‘볼 수 없어도 계속 사랑할 수 있다’는 시인의 말을 떠올리며 이 책을 다시 꺼내 읽고 싶습니다. [24/04/19]
+ 이번엔 산문집 먼저 읽은 후에 시인의 시집 『우리가 키스할 때 눈을 감는 건』을 읽고 있는데 이 순서도 좋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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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의 성분은 뭘까. 왜 빛이 났을까. 어쩌면 사람도 아주 더디게 녹고 있는 눈송이가 아니었는지.
/ 「눈」 (p.48)
| 우리는 모두 그렇게 살아간다. 잠든 엄마를 옆에서 꼭 끌어안을 때 그 부피, 그 형상, 엄마의 골격. 그 순간 나는 출렁이는 물의 마음이 되어 엄마를 위해 쏴쏴 나를 버릴 수 있다. 사랑은 언제나 부피와 질량 너머에 있다.
/ 「욕조」 (p.173)
| 이런 것들은 생존과는 거리가 멀지만
때때로 ‘삶’을 바꿔놓기도 한다.
그러니 이런 걸 시라고 부를 수밖에. 무용하고 아름답고 명랑한 것을. 사랑스럽고 환하게 세상을 흔드는 것을. 파도를, 율동을, 운동을, 드가를, 춤과 리듬을, 시라고 뭉뚱그려 부를 수밖에.
/ 「시-이야기 1」 (p.1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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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좋았던 글
들어가며 | 색색마다 거두는 게 사랑이라
1부 | 많이 깎을수록 곡물은 새하얘진다
「검은 닭」
「눈」
「눈사람」
「능陵」
「돌부처」
2부 | 무의 땀은 이토록 흰빛이구나
「막걸리」
「목덜미」
「목화」
「백묵白墨」
3부 | 너무 보고플 땐 도라지를 씹어 삼킨다
「비구니」
「빛」
「설맹雪盲」
「수국」
4부 | 날 수 있음에도 이곳에 남은 천사들처럼
「욕조」
「윤 3」
「윤 4」
「시-이야기 1」
「메뉴-이야기 6」
「입술」
5부 | 조끼는 뚫린 채로 사랑을 해낸다
「지방紙榜」
「편지지」
나가며 | 볼 수 없어도 계속 사랑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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