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선우, 『유령의 마음으로』 / 유령의 마음으로
제목만 봤을 때는 이렇게 마음이 뭉클해지는 글일 줄 몰랐는데, 다 읽고 나니 마음이 굉장히 먹먹해지면서도 따뜻해지는 글이었다.
나는 유령의 우는 얼굴을 바라보았다. 나에게 도달하지 못한 감정들이 전부 그 안에 머무르고 있었다. 나는 손을 뻗어 유령의 두 눈에서 뚝뚝 떨어지는 눈물을 닦아 주었다. 손에 닿지는 않았지만 분명 따뜻했고, 너무나 따뜻해서, 나는 울 수 있었다. (...) 잠시 뒤에 유령이 나를 끌어안았는데, 그것은 내가 태어나서 처음으로 받아 보는, 한 치의 오차도 없는 완전한 이해였다. 여기까지인 것 같아. 안긴 채로 내가 말했을 때 유령은 그래,라고 대답해 주었다. (p.211-212)
사실 나 자신조차도 나를 이해할 수 없는 순간이 가끔 찾아오곤 한다. 그럴 때마다 ’나 자신도 나를 이해하지 못하는데 누가 나를 이해해 줘‘라며 자책하고 서글픈 마음이 드는데, 나를 똑닮은 유령에게서 ‘한 치의 오차도 없는 완전한 이해’를 받았다는 표현이 너무 뭉클하고 좋았다. 그런 존재가 있다면 참 좋겠지만, 그래도 다른 누구보다도 나를 이해하고 온전히 안아줄 존재는 결국 나 자신이라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