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동산이챌린지 DAY 25 (23.05.25)

유계영, 『꼭대기의 수줍음』 / 안개 속에서 선명해지는 것

by bookyoulovearchive


'안개 속에서 선명해지는 것'을 읽었다. 근데 난 이 글을 읽고 선명해지기는커녕 뿌연 안갯속을 헤매는 듯한 기분.. ㅋㅋㅋ 나에게는 조금 어려운 글이었다.


그러나 조그맣게 찢은 교과서 모서리에 할 말이 끓어 넘칠수록 나와 당신은 멀어졌다. 우리는 점점 더 많은 말이 필요한 사이가 되었고 무한히 말할 수 없었으므로 무한히 침묵하는 쪽을 선택했다. 당신과 내가, 우리에게 주어진 칸을 꽉 채우다 그만 사라져 버리고 마는 것. (p.278-279)


나의 경우에는 정말 친하면 같이 있을 때 말을 하지 않아도 어색함 없이 편안한 것 같다. 말없이 서로가 좋아하는 것, 원하는 것을 간파하고 챙겨주는 사이. 점점 더 많은 말이 필요하다는 건 서로를 이해하기 위해 그만큼 노력해야 한다는 거고, 그래서 무한히 말할 수 없어 무한히 침묵하는 쪽, 즉 헤어짐을 선택한 것이 아닐까 싶었다. 주어진 칸을 꽉 채우다 사라져 버리고 말았다는 건 ‘당신과 나’도 노력할 만큼 노력하다가 침묵하게 된 것 아닐까? 이 부분 읽으며 약간 슬퍼졌다.


읽으면서 궁금했던 게 학창 시절에는 준비물을 빠뜨리거나 숙제를 까먹는 일도 딱히 없었던 사람이 왜 잊어버리고 중요한 일을 놓치고 사는 사람이 되었을까, 사실은 학창 시절에도 빠뜨리고 까먹었었는데 그게 본인에게는 중요한 일이 아니어서 망각한 게 아닐까?


‘흰 어둠’이라는 표현에서는 한강 작가의 ‘흰’이 생각났다. 제목은 ‘흰’이지만 읽는 내내 빛과 어둠, 하양과 검정의 대비되는 이미지가 끊임없이 떠오르는 소설이었다. ’흰 어둠‘, 정말 이건 본인이 아니면 평생 이해하기 힘든 표현이겠지?


그 외에 나머지 글의 부분들은 이해가 되는 문장도, 되지 않는 문장도 있었다. 약간은 시 같은 느낌? 나중에 다시 한번 읽어보고 싶은 글이다.

이전 24화잡동산이챌린지 DAY 24 (23.05.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