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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성현 Jun 24. 2021

분할 매수와 분할 매도 (for 초보 투자자)


주식 시장에는 수많은 격언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한 가지 특이한 점은 그 격언들이 서로 정반대의 방향을 가리키는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이를테면 급락하고 있는 주식을 사지 말라는 의미의 ‘떨어지는 칼날은 잡지 말라.’라는 격언도 있는가 하면, 주가 하락에도 용기를 내야 투자에 성공할 수 있다는 의미로 ‘공포에 사라’라는 격언도 있습니다.


또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며 분산 투자를 권유하기도 하지만 ‘잘 아는 종목에만 집중 투자하라’며 분산 투자로는 큰 수익을 얻을 수 없다고도 합니다.


그렇다면 이렇게 상반되는 개념의 격언과 주장들 중 어떤 것이 맞는 말이고 어떤 얘기를 걸러야 하는 것일까요?


정답은 ‘정답은 없다.’ 입니다.


공포에 사고 집중 투자를 해서 큰 돈을 번 투자자도 있고, 떨어지는 칼날을 피하며 안전하게 분산 투자를 해서 주식 투자에 성공한 사람들도 있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마치 라면을 먹는데 젓가락으로 먹는게 더 맛있는지 포크로 먹는게 더 편한지, 그리고 짜장면이 더 맛있는지 짬뽕이 더 얼큰한지 처럼 개인의 취향과 성격, 그리고 성향에 따라 다를 수 밖에 없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자신만의 투자 철학이나 실력이 정립되지 않은, 한 마디로 초보 투자자들의 경우에는 일단은 한 번쯤 꼭 거쳐야 하는 ‘과정’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두 발 자전거를 타기 위해서 세 발 자전거에 먼저 익숙해지는 것이 필요하고 방정식을 풀기 위해 구구단을 먼저 외우고 영어회화를 위해 알파벳을 깨우쳐야 하듯 기초 과정을 제대로 거치지 않은 채 무턱대고 자신만의 투자 스타일을 구축하려는, 조금 더 심하게 말하자면 꼴리는 대로 투자를 시작하다 보면 적지 않은 수업료와 실패가 기다리고 있을 뿐입니다.


제가 생각하는 초보 투자자가 반드시 거쳐야 할 투자의 기초 과정은 ‘되도록 많이 얻는 것’ 보다는 ‘되도록 잃지 않는 것’에 초점을 맞추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는 ‘나누어 사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과연 무엇을 나누어 사야 하는 것일까요?


첫 번 째로 먼저 투자하는 종목을 나누어야 합니다.


주식 투자의 경험이 적고 투자 실력이 낮을수록 좋은 종목을 선택할 가능성 또한 낮을 수 밖에 없습니다.


만약 이 낮은 가능성을 가지고 한 두 개의 종목에 투자한다면 투자 성공 확률은 더더욱 낮아질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따라서 ‘집중 투자’ 보다는 ‘계란을 하나의 바구니에 담지 않는’ 분산 투자가 실패의 가능성을 조금이라도 낮출 수 있는, 그러니까 ‘잃지 않는 투자’에 더 가깝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두 번 째로는 투자 자산을 나누는 것입니다.


투자하는 종목을 나누게 되면 이는 자연스럽게 가동되는 구조이기 때문에 투자 종목을 분산하는 것과 투자 자산을 나누는 것을 같은 것이라 생각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조금이라도 더 잃을 가능성을 줄이기 위해서는 같은 종목을 매수할 때도 투자 자산을 나누어야 합니다.


투자 자산을 삼성전자, 현대차, KT&G, 기업은행, 대신증권 이렇게도 종목별로도 나누어야 하지만 삼성전자라는 하나의 종목을 매수 하더라도 한 번에 다 사는 것이 아니라 여러 번으로 나누어 사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바로 이 부분에서 세 번째로 나누어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도 자연스럽게 알 수 있습니다.


바로 투자 시점입니다.


같은 종목을 매수할 때도 주 단위, 혹은 월 단위로 나누어 사게 되면 그렇지 않았을 때 보다 투자 위험을 훨씬 더 크게 줄일 수가 있습니다.


지금까지 살펴 본 것들을 정리해 보자면 분산 투자는 종목, 자금, 시기 이 세 가지의 기준에 따라 나누면 나눌수록 잃을 가능성에서 멀어지게 된다고 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여기에 한 가지를 더 추가 한다면 투자 실패의 가능성은 더더욱 크게 낮아질 것입니다.


바로 매수, 즉 주식을 살 때 뿐만이 아니라 매도, 즉 팔 때도 똑같이 하는 것입니다.


주식 투자로 큰돈을 번 사람들 중 일부의 사람들은 그 비결로써 ‘잘 아는 종목에 집중 투자’를 했다는 경험을 얘기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것은 초보 투자자들에게는 독약과도 같은 조언이 될 수도 있습니다.


여러 종목에 투자할 때 보다 하나의 종목에 투자하는 것이, 그리고 투자 금액을 나누는 것 보다 한 번에 사는 것이 투자 수익률 극대화를 위해 효과적이라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투자는 위험과 수익의 규모가 비례하는 구조를 지니고 있어서 실패할 확률이 훨씬 더 높은 초보 투자자의 경우에는 위험과 손실의 규모 또한 비례하는 참담한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 또한 높습니다.


아기가 걸음마를 뗀 후, 걷는데 익숙해져야 비로소 뛰어갈 수 있듯 초보 투자자가 가장 먼저 해야 하는 일은 ‘수익의 극대화’가 아닌 ‘손실의 최소화’인 것입니다.


경험 많은 투자자들은 실력이 더 좋은 플레이어가 승리를 하는 '승자의 게임'을 하지만, 필연적으로 실수가 많을 수 밖에 없는 초보 투자자라면 실수가 적은 플레이어가 패하게 되는 '패자의 게임'을 하게 됩니다.


좋은 결정을 내리기 위해 노력하기 보다는 실수를 줄이기 위한 노력을 더 많이 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투자는 단 한 번의 '0'이나 '마이너스'만 곱해져도 전체의 결과가 달라지는 곱하기 게임이기도 합니다.


‘더 잘 하려는 노력’ 보다는 ‘실수를 하지 않으려는 노력’이 더 효과적이라는 얘기이기도 합니다.


잃지 않는 투자에 집중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수익을 극대화 시킬 수 있는 자신만의 투자 철학과 방법을 깨우치게 될 것이고, 성공의 경험이 쌓이다 보면 성공하는 길이 무엇인지도 자연스럽게 알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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