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성현 Jun 27. 2021

단기 트레이딩과 장기 투자 (for 초보 투자자)


어제 산 주식을 오늘 팔아 버린 사람이 있습니다.

 

그리고 십년 전에 산 주식을 오늘 판 사람도 있습니다.

 

이 두 사람 중 어떤 사람이 더 잘 한 투자자일까요?

 

과연 단기 트레이딩은 나쁜 것이고 장기 투자는 좋은 것일까요?

 

이는 마치 술을 좋아하는 사람은 나쁜 사람이고 술을 입에 가져다 대는 것조차 하지 않는 사람은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것과 같은 착각일 뿐입니다.

 

술을 좋아하는 의인도 있고 술을 싫어하는 살인자도 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확률의 관점에서 보면 얘기는 조금 달라집니다.

 

술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무리와 술을 전혀 마시지 않는 사람들의 무리를 대상으로 조사하여 비교해 보면 술을 자주 마시는 사람들이 실수의 가능성도 더 높아 범죄의 가능성도 더 높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다시 주식 투자 얘기로 돌아와 얘기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단기 트레이딩과 장기 투자, 이 둘 중 어느 것이 더 투자의 성공 가능성이 높을까요?

 

확률적으로만 본다면 장기 투자가 더 낫습니다.

 

하지만 제가 하고 싶은 얘기는 장기 투자를 해야 한다는 얘기가 아닙니다.

 

오히려 반대로 단기 트레이딩을 해도 된다는 이야기를 하려는 것입니다.

 

즉 이 두 가지의 투자 형태는 좋고 나쁨이 존재하지 않으며 단기 트레이딩으로도 수익을 얻을 수 있으며, 어떤 경우에는 장기 투자보다 훨씬 더 높은 수익률을 추구하는 방법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말하려는 것입니다.

 

‘주식을 사라. 그리고 수면제를 먹어라. 10년 뒤에 깨어나면 부자가 되어 있을 것이다.’

 

반쯤은 농담 섞인 이 ‘수면제 투자’ 얘기에 많은 투자자들이 공감하는 이유는 ‘인내 하지 못해서’ 투자에 실패한 경험을 갖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늘어가는 손실을 감당하지 못해 팔아 버린 경험, 너무 빨리 파는 바람에 큰 수익을 놓쳐 버렸던 경험들이 쌓이다 보면 정말로 주식을 산 다음에는 주식 매매 프로그램을 지워 버리기라도 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수면제 투자법’은 좋은 종목을 선택할만한 통찰력을 지닌 사람들만이 성공할 수 있는, 한마디로 초보 투자자가 따라했다가는 투자한 돈 뿐만 아니라 투자의 경험마저 날려버릴 수도 있는 안타까운 결과를 가져다 줄 수 있음을 알아야 합니다.

 

성공적인 투자란 좋은 종목을 사는 것만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그 종목을 팔아서 수익을 실현시켜야 비로소 성공적인 투자의 마침표를 찍을 수 있는 것입니다.

 

내가 투자한 회사가 제대로 돈을 잘 벌고 있는지, 내가 투자한 회사 보다 더 좋은 회사가가 생기지는 않았는지, 내가 기대했던 수준 이상으로 주가가 오른 것은 아닌지 끊임없는 추적 관찰이 필요하며 이 과정과 경험들이 하나 둘 모여 투자의 실력이 됩니다.

 

오히려 ‘매수’라는 단편적인 행위 하나만 해놓고는 오랜 시간을 지나 그 결과가 마냥 좋을 것이라 기대하는 것은 실력이 아닌 운에 기댄 투자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초보 투자자일수록 더 자주 사고 팔 것을 권합니다. 이 종목도 사 보고, 저 종목도 사 보고, 작은 수익도 내 보고 큰 수익도 내 보면서 경험을 쌓아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다만 여기서 한 가지 지켜야 할 원칙은 있습니다.

 

바로 손실의 경험은 최소화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성공의 경험은 그것이 작은 수익이든 큰 수익이든 하나 둘 쌓여서 습관이 됩니다.

 

그런데 이와 마찬가지로 손실의 경험 또한 쌓여서 습관이 됩니다.

 

실패의 경험 대신 성공의 경험을 쌓기 위해서는 수익 실현을 늘리고 손실 확정은 줄여야 합니다.

 

손실 확정의 경험을 줄이는 것은 의외로 매우 간단합니다.

 

바로 손절매를 하지 않으면 되는 것입니다.

 

실현 하지 않은 손실은 확정된 것이 아닙니다.

 

물론 상장 폐지같은 극단적인 상황에서는 손실의 확정이 내 의지와 상관 없이 이루어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초보 투자자가 손실을 확정시키는 행위가 반복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 될 수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단기 트레이딩은 위험하고 나쁜 것이고 장기 투자는 바람직하고 좋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종목 선택 능력이 부족한 초보 투자자들에게 있어 장기 투자는 오히려 위험한 일이 될 수도 있음을 알아야 합니다.

 

따라서 가장 좋은 방법은 하나의 종목에 대해 단기 트레이딩과 장기 투자 둘 모두를 하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에 투자를 할 때 단기 트레이딩을 할 것인가 장기 투자를 할 것인가를 고민할 필요 없이, 자금의 50%는 단기 트레이딩을 통해 수익 실현의 경험을 늘려가고, 나머지 50%는 장기 투자의 경험도 쌓는 것입니다.

 

투자의 행위는 아주 감사하게도 둘 중 하나의 방법만 통하거나 강요하지 않습니다.

 

단기 트레이딩으로도 수익을 얻을 수 있으며, 장기 투자로도 가능합니다.

 

어떤 방법이 더 좋고 나쁘냐가 있는 것이 아니라 어떤 방식이 더 효과적이냐만 있을 뿐입니다.

 

초보 투자자라면 두 가지의 경험을 모두 쌓아 나가는 것이 좋다는 얘기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작가의 이전글 수익 실현과 손실 확정 (for 초보 투자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