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버리지 투자와 손실의 확정 권한 (for 초보 투자자
동전의 앞면이 나오면 돈을 잃게 되고, 동전의 뒷면이 나오면 돈을 얻게 되는 게임에서 양쪽 모두에 돈을 걸게 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동전이 앞면이든 뒷면이든 하나는 잃고 하나는 따게 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투자는 동전 던지기 게임과 비슷하면서도 다른 구조를 지니고 있습니다.
승리를 하게 되면 한 개를 얻게 되는 것 까지는 똑같지만 실패를 하게 되더라도 한 개가 사라지지는 않습니다.
가격이 오른 아파트를 팔지 않으면 아무런 수익도 얻을 수 없듯, 아파트의 가격이 내리더라도 팔지 않는다면 아무런 손실도 없는 것과 마찬가지의 이유입니다.
즉, 상장 폐지와 같은 극단적인 상황을 제외하면 주식 투자를 통해 손실을 확정할 수 있는 것은 오로지 나 스스로일 뿐입니다.
하지만 도박과도 비슷하지만 다른 투자의 행위가 도박과도 같은 행위가 되게 하는 상황이 될 때가 있습니다.
바로 레버리지를 이용한 투자를 했을 경우입니다.
100만 원의 투자금을 가진 투자자가 100만 원 만큼의 투자를 한 후 100%의 수익을 얻게 된다면 원금은 투자금의 2배인 200만 원이 됩니다.
그런데 100만 원의 투자금을 가진 투자자가 100만 원을 빌려 200만 원을 투자한 후 100%의 수익을 얻게 된다면 원금은 3배인 300만 원이 됩니다.
이게 바로 레버리지의 힘입니다.
하지만 레버리지가 반대로 작용하는 경우에는 손실도 그만큼 커집니다.
100만 원의 투자금을 가진 투자자가 100만 원 만큼만 투자해 50%의 손실을 입게 된다면 원금은 50만 원이 됩니다.
하지만 레버리지를 이용해 200만 원을 투자해 50%의 손실을 입게 된다면 100만 원이었던 원금 전체인 100%가 사라져 버리게 됩니다.
레버리지는 수익도 극대화 시키지만 손실도 극대화시킬 수 있는 아주 위험한 투자 수단이라 할 수 있는 것입니다.
특히 레버리지는 손실의 확정 권한을 나에게서 빼앗아 가 버리기도 한다는데 더 큰 위험 소지가 있습니다.
레버리지를 사용하지 않은 투자자는 투자한 종목이 99%의 손실을 입게 된다 할지라도 손실을 확정시키지 않은 채 얼마든지 기다릴 수가 있습니다.
하지만 레버리를 사용하게 된다면 50% 정도의 손실이 발생하게 되었을 때 투자 원금이 사라져 버리기 때문에 투자는 그대로 중단 되어 버립니다.
즉, 손실의 확정 권한을 빼앗겨 버린다는 얘기입니다.
레버리지의 사용 역시 투자에 성공한 수많은 사람들이 비결 중에 하나로 꼽는 투자에 있어 유용한 무기임에는 틀림 없습니다.
하지만 초보 투자자에게는 그렇지가 않습니다.
투자 성공 확률이 높은 경험 많은 투자자들은 좋은 종목을 선택하는 능력 또한 크기 때문에 적절하게 레버리를 사용하게 되더라도 손실의 확정 권한을 빼앗길 정도의 위험이 닥칠 가능성은 그만큼 적습니다.
또한 효과적인 손절매를 할 수 있는 멘탈과 기술도 겸비하고 있을 것이기에 손실의 확정 권한을 빼앗기기 전에 합리적이고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초보 투자자에게 그런 멘탈과 기술을 기대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일 것입니다.
‘여윳돈으로 투자를 하라.’는 말의 의미는 투자를 할 정도로 남아 도는 돈을 투자하라는 얘기가 아닙니다.
바로 손실의 확정 권한을 내 의지가 아닌 다른 이유로 빼앗기지 않을 돈으로 투자를 하라는 얘기입니다.
만약 다음달 식비로 써야 하는 돈을 주식에 투자했는데, 그 때 까지 주가가 오르기는커녕 크게 하락을 했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굶어 죽기 싫다면 어쩔 수 없이 손실을 확정해야 할 것입니다.
즉 내 의지가 아닌, 생존의 문제에 의해 내가 가지고 있던 손실의 확정 권한을 빼앗기게 되는 것입니다.
투자의 세계에서 레버리지는 매우 강력한 무기라 할 수 있습니다.
그 어원이 ‘지렛대’임을 감안해 본다면 이해는 훨씬 더 쉬울 것입니다.
하지만 초보 투자자의 보잘 것 없고 약하기만 한 지렛대는 제대로 된 지렛대의 기능을 수행할 수 없습니다.
무리한 욕심은 지렛대를 부러뜨리고 영영 사용하지 못하게 할 수도 있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