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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화소년 Aug 17. 2020

소개팅 ‘업계’에 헌정하는 보고서

기회란 예상보다 더 많이 필요할 수 있다.


10타수 3안타나 10만 타수 3만 안타나 똑같이 3할입니다. 타석 수에는 제한이 없으니 계속 시도하세요


 입지전적 성공을 일구어 낸 한 유튜버의 발언의 요지이다(정확한 전문은 기억나지 않아 요점을 해석함으로 대신한다). 성공을 가로막는 것은 역량보다는 시도의 부족이라는 취지의 주장인데, 연애와 결혼의 ‘업계’만큼 이 주장이 들어맞는 분야도 많지 않다. 많은 사람들이 이성으로서 준수한 매력을 소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람을 만날 충분히 많은 기회를 얻지 못해 혼자인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본인한테나 신경쓰라는 핀잔을 들을 수도 있겠지만, ‘동종 업계’에서 떠돌며 나름 많은 시도를 해 본 입장에서 이 상황을 그냥 외면할 수만은 없음이 솔직한 심정이다. 좀더 설명하자면 ‘선량한 오지랖’이란 취지로 ‘동지’들에게 조금이나마 유익한 영향력을 미치고 싶은 마음이 이 글의 ‘기획 의도’쯤 된다고 할 수 있겠다.


 참고로 이 글은 어디까지나 보다 많은 상대를 만날 기회를 늘리는 방법에 중점을 두었다. 소개팅 성공 확률을 높이는 법 혹은 소개팅에서 상대를 사로잡는 법 등에 대한 ‘현란찬란한’ 나열이 아님을 미리 밝힌다. 똑같이 미혼인 입장에서 무례하게 훈수를 둘 생각도 없거니와 그 쪽으로는 현미경 수준의 섬세하고 치밀한 분석이 가능한 수많은 고수들이 이미 존재할테니 궁금하시다면 각종 포털과 플랫폼의 검색을 권한다.









1. 남의 말에 근거하여 한계를 정하지 마라



 물론 타인의 의견이 객관적일 수도 있기 때문에 전적으로 무시할 것까지는 없다. 그러나 내가 만나고 싶은 사람을 찾아가는 것은 정답이 정해져 있는 과정이 아니며 무엇보다 나의 행복을 향한 쪽으로 조준되어 있어야 한다. 그러므로 철저히 본인의 선호에 따라 만날 사람을 선택하라. 남의 말을 기준으로 삼는다면 선택의 폭이 늘어나기보다는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객관적 조건에서 본인이 포기 못하는 게 있다면 될 때까지 시도해 보라. 이것은 기회의 양이 아닌 질을 높인다는 차원에서 중요한 행동이다. 되는지 안 되는지 오직 본인만 알 수 있다. 물론 본인을 내/외적으로 늘 가꾸고 조금 손해보더라도 상대 입장에서 생각하고 행동하려는 노력은 늘 해야 한다. 이런 성의를 다하지 않는다면 금전적인 피해나 직업에서의 불이익 등은 당하지 않겠지만, 그만큼의(혹은 그 이상의) 상실감을 안겨줄 정도로 충분히 실망하게 될 것이다.




2. 몇 번 해보고 안 된다고 포기하지 말 것

   


 짝 없는 남녀가 많다지만 소개로 연결되는 것 자체부터가 쉽지 않다(소개팅이 자주 들어오던가?). 당연히 다음 만남이 성사될 확률은 더욱 낮고 그를 넘어 썸-연애-결혼의 순환 루프가 작동한다는 것은 거의 기적에 가깝다. 여기서 기억해야 할 것은 객관적 조건이 좋다고 딱히 유리한 게 아니라는 점이다. 본인이 스스로에게 당당하고 매력이 넘칠수록 그에 따라 바라는 바가 많기 마련이다.  따라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교제까지 가기 위해 여러 번의 시도가 필요하다. 1~2년에 걸친 10~20회의 시도가 기간과 횟수의 최소치라고 받아들이는 ‘예방 주사’를 맞는 것이 행여 짝을 못 만나 지쳐갈 때 마음의 면역력을 높여 줄 것이다. 시작도 하기 전에 초를 치거나 부정적인 전망을 하고 싶은 의도는 전혀 없다. 다만 본인의 기대치 및 외부의 여건이 복합적으로 작용할 경우 예상보다 많은 시도를 할 수도 있음을 말하고 싶은 것이다.


3. 특정한 조건의 이성만 고집하지 말 것


 

 그저 사람만 좋으면 된다라는 동화같고 정다우며 순진한 이야기는 하고 싶지 않다. 생면부지의 사람을 만나기 때문에 외부적 조건은 당연히 궁금하며 중요한 것이다. 다만 겉으로 포장된 네임 밸류보단 꼼꼼하게 실질을 따질 것을 권한다. 몇 가지 구체적인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고등학교 때까지의 학업 성적을 반영할 뿐인 학벌보다는 실제로 그 사람이 지식과 지혜가 넘치는지의 여부가 중요하다. 물론 직접 만나서 대화를 해봐야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긴 하나, 완벽히 파악해야 할 필요는 없다. 만남 전 상대의 취향이나 관심사 등을 미리 파악하고 대화의 흐름을 예측하는 노력 정도면 충분하다.

 

 본인과 비교하여 몇 살 이상 차이나는 혹은 특정 연령을 넘긴 이성을 ‘민증상의’ 나이 때문에 거부하지 말길 바란다. 중요한 건 신체 나이 및 매력 나이이다. 그 사람이 얼마나 체력적으로 왕성하며 외적으로 호감이 가는지가 관건이다. 게다가 1970년대 이후 출생한 세대들의 영양 및 건강 상태는 그 부모님 세대의 그것과는 질적으로 다르다. 잘 찾아보면 상대적으로 고령(?)이더라도 쓸만한 사람이 많을 수밖에 없는 이유이다.


 직업 세계에 대한 어설픈 편견으로 특정 직군을 고집하지 말자. 물론 전문직 종사자의 소득은 높다. 그러나 그보다 연봉이 높은 회사원들도 적지 않으며 사업이나 자영업의 세계까지 확장할 경우 그야말로 ‘만랩’의 캐릭터를 만날 수도 있다. 교사나 공무원이 안정적이긴 하지만 탁월한 능력으로 이미 평생의 경제적 자유를 달성한 학원 강사도 있다. 그러니 실질적으로 어떤 능력을 갖춘 사람인지에 집중하도록 하자.



4.특정한 지역만 고집하지 말 것  

  

 

 여러 외부적 조건 중 주거지를 따로 떼어낸 이유는 거리에 대해 민감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워낙 많아서이다. 물론 가까운 곳에 사는 상대가 만나기도 쉽고 관계를 진전시키는 데 유리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소위 ‘롱디’라는 이유로 무조건 피하기엔 놓치기 아까운 좋은 기회가 많다.

 대한민국은 ‘좁지만 큰’ 나라이다. 직선거리 400km 내에 이렇게 훌륭한 고속도로 및 고속철도의 인프라를 갖춘 나라는 전세계적으로도 드물다. 게다가 5천여만명의 인구는 세계적으로 많은 축에 속한다. 다시 말해 많은 장소 및 여러 사람에게로의 접근이 용이하다는 뜻이다. 인구의 반이 거주하는 서울 및 수도권은 굳이 언급하지 않겠다. 부산, 대구 등의 광역시를 필두로 한 영남권도 1000만 대도시권인데 이는 다른 많은 국가의 수도권 인구보다도 많다. 그 외 다른 광역시 및 도청 소재 도시까지 포함하면 기회는 더욱 늘어난다.

 어느 분야이건 정말 필요한 인재는 전국구로 모집하는 법인데 소개 만남의 경우도 전혀 다르지 않다. 본인의 거주 지역 내에서 좋은 인연을 만날 수 있다면 다행이겠지만, 행여 그렇지 않다면 타 지역 나아가 전국구로 시선을 돌려 끊임없이 오디션을 보고 또 심사 위원으로서 판단도 해 보라. 어느새 그대와 나는 인생이란 작품의 ‘남녀 주연상’을  휩쓸고 있을 것이다.



5. 만남의 성사 배경에 너무 집착하지 말 것


 

 부모님이나 지인이 주선해주는 것만으로도 한국의 소개 만남의 기회는 흔한 편인데, 그 기회가 더욱 흔해진 계기가 있다. 바로 결혼정보회사의 존재이다. 1990년대 중반부터  등장한 기업형 결혼정보업체는 소정의 비용을 받는 대신 만남의 기회를 비약적으로 늘려 맞선이 보통 사람들에게 보급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그런데 개중에는 가족과 친구가 해 주는 만남은 믿을만하고 결혼정보회사의 맞선은 그렇지 않다는 편견을 가진 사람들이 있다(재미있는 것은 이 중 상당수가 결혼정보회사 회원이라는 점이다). 개인적으로 이용해 봤기 때문에 결혼정보회사 편을 드는 것이 아니며 가입을 추천하는 것도 아니다. 그 성사 배경과 관계 없이 본질적으로 남녀의 만남이란 점에서 아무런 차이가 없음을 말하려 할 뿐이다. 불법이 아닌 이상 여기까지 ‘흘러들어온’ 이유는 전혀 중요하지 않다. 불필요한 선입견에 시달릴 시간에 당신의 바로 앞에 있는 상대에 집중하라. 좋은 결과로 이어진다면 과정 따윈 까맣게 잊게 될 것이다.












모든 일이 그렇듯이 소개 만남 역시 실패를 너무 두려워 말고 적극적으로 여러 번 경험해야 한다. 발품, 손품을 팔아야 함은 물론이다.


 이 모두를 지킨다고 반드시 좋은 짝을 만난다는 확실한 보장은 없다. 하지만 설령 실패한다 한들 손해보는 것은 몇 년간 몇 백만원의 용돈(개인차는 있겠지만 휴가철에 흔히 떠나는 해외 여행 왕복 비행기 티켓값 정도면 10여회 이상의 만남은 충당하고도 남을 것이다) 및 약간의 마음의 상처(a.k.a ‘마상’) 뿐이다. 그러니 이 정도의 손해가 두려워 스스로를 가두지 말고 주말에 나들이하며 즐거운 추억을 만든다는 생각으로 적극 임해보면 어떨까 한다. 좋은 인연을 만난다면 더없이 좋을 것이고 설령 그렇지 못하더라도 만남을 꾸준히 시도했다는 자체만으로 당신의 젊음의 유통기한은 크게 길어질 것이다.

 

 덧붙이자면 캠퍼스 커플, 사내 커플, 커뮤니티나 동호회에서의 만남 후 교제한 사람들 등 비교적 순탄하고 자연스럽게 연인이 된 사람들을 너무 부러워하진 말았으면 한다. 그들은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갔고 당신은 계단을 직접 걸어 오른다는 차이가 있을 뿐이다. 직접 챙기고 알아서 해야 할 일이 좀 늘어난 상황일 뿐 전혀 불가능거나 절망적인 상황은 아니다. 오히려 목적지에 달했을 때 한층 더 튼튼해진 당신의 멘탈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오늘도 ‘노 엘베’ 건물에서 튼튼한 두 다리로 힘차게 계단에 발을 내딛고 신전으로 ‘승천’하려는 대한민국 모든 싱글들에게 진심으로 응원과 격려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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