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글쓰기 수업을 들을 때, 선생님은 말했다. 일어나서 해야 할 일을 먼저 하라고. 자기 계발하면서 흔하게 들을 수 있는 이야기. 그날 새롭게 들렸다. 왜냐하면 그간 잘 지켜오던 루틴들이 들쑥날쑥해졌기 때문이다. 육아한다, 피곤하다, 컨디션이 좋지 않다, 다른 일정이 있다 등등. 핑계를 댔다. 못할 이유를 생각하니 그럴듯해 보였다. 미루기 딱 좋았다. 그 이야기를 들은 즈음부터 다시 루틴을 잡아가고 있다. 일어나서 건강기능식품 챙겨 먹고, 읽고, 쓰는 중이다.
알람 같은 건 맞추지 않는다. 자는 곳에 휴대폰을 두지 않기 때문. 직장을 출근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아침 시간이 촉박하지는 않다. 눈이 떠지는 대로 일어났다. 화장실 가서 양치를 하고, 주방으로 가서 물 한 잔 마신다. 일정 간격을 두고 영양제를 몇 가지 챙겨 먹었다. 한 번에 다 먹을 때도 있고. 오늘은 시간차를 두고 나눠 먹었다. 공부방으로 왔다. 책상 의자에 앉았다. 노트북 옆에 조그마한 책꽂이를 뒀다. 매일 한 꼭지 읽는 책, 바인더, 글쓰기 수업 노트가 있다. 책을 꺼내 펼쳤다. 인덱스로 표시해놔서 바로 볼 수 있다. 읽고 난 후 바인더에 한 문장을 옮겨 적었다. 그리고 긍정 확언 다섯 개를 썼다. 읽고 쓰다 보면 목이나 어깨가 뻐근할 때 있다. 요즘 치료까지 받고 있어, 자세가 더 신경 쓰인다. 아프길래 바로 노트북 옆에 둔 통증 크림 발랐다. 꽤나 효과가 좋다. 바르면 시원하고, 통증도 줄어든다. 다시 읽고 쓰고, 포스팅했다.
오늘 독서모임이 있어, 책을 한 번 더 훑어보고 있었다. 그러던 중 채니가 깨서 나를 부르며 공부방으로 왔다. 나는 채니를 데리고 거실로 나갔다. 안아달라는 채니를 안고, 잘 잤냐고 인사했다. 채니 아침을 챙겨주고, 어린이집 갈 준비를 했다.
채니를 보내고 집으로 돌아와 이어서 독서모임 준비를 했다. 오늘은 책을 읽고서, 글로 쓰는 방법에 대해서 알려줄 생각으로 준비했었다. 내용들 다시 살펴봤다. 시연도 할 생각이었다. 연습 삼아 몇 개 해봤다. 줌에 접속해서 링크를 보내고, 음악을 틀어놓고 준비했다.
독서모임 했다. 평소에는 같이 독서노트를 쓰고 나누는 형식으로 했다. 오늘은 독서노트까지만 쓰고, 그걸로 실습을 했다. 이렇게 실습을 해야겠다고 생각한 이유는 그래야 눈으로 보이니까. 나도 동기부여가 되고, 참여자도 쉽게 접근할 수 있을 거 같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나도 글쓰기 수업 때 선생님이 보여주면 좀 더 이해가 잘 됐다. 혼자 할 때도 과정을 떠올려보기도 좋고. 모임 끝나고 서로 이야기를 하다 보니 내 의도를 참여자가 잘 이해한 것 같다. 다행이었다.
오후에 약속 있다. 점심을 같이 먹기로 했다. 시간이 좀 남길래, 단지 커뮤니티에 있는 스터디룸에 갔다. 사람 별로 없어 조용하고, 쾌적하다. 어쩔 때는 나 혼자만 이용하다 나올 때도 있다. 오늘은 세명이 있었다. 책 읽고, 포스팅도 하고 할 일을 했다.
A 언니 만나서 점심 먹었다. 어제 세미나에 대해서 이야기도 하고, 앞으로 어떻게 하고 싶은지 해야 할지 등에 대해서도 나눴다. 대화를 하다 구체적인 목표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부분을 바꿔나가는 게 필요할 거 같다.
모든 성장은 의도에서 나온다. 매일 하던 대로 독서모임을 진행했다면, 나도 참여자도 같은 형식에 따라 기계적으로 나눴을지도 모른다. 다른 방식으로 준비했기 때문에, 의도했던 결과를 얻었다. 루틴도 마찬가지다. 해야겠다고 마음먹지 않았다면, 여전히 루틴을 잊은 채 살고 있었을 수 있다. 열흘 되지 않는 기간, 유지하면서 올 수 있었던 것은 해야겠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A와 대화에서도 마찬가지. 나를 돌아보려 했기 때문에 무엇이 부족한 줄 알게 됐다. 가만히 있는데 이뤄지는 것은 없다. 알려고 해야, 알게 된다. 하려고 해야, 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