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장님! 서버가 터졌습니다!
여러분은 명언을 좋아하시는가? 때때로 명언은 느끼는 사람의 현 위치에서 뒤통수를 때리는 듯한 충격을 주기도 하는데... 미국 온라인 쇼핑몰 창업 스토리를 7편 연재한 이 시점에서 너무나도 유명한 명언을 시작으로 이번 편을 시작할까 한다. 그만큼 그때의 내 모습과 같기 때문이다.
Everyone has a plan until they get punched in the mouth
이 명언은 이름만 들으면 누구나 알 수 있는 복싱계의 전설 마이크 타이슨이 한 명언으로써 한국말로는 아래의 명언으로 잘 알려져 있다.
누구나 그럴싸한 계획을 가지고 있다. 처맞기 전까지는
그렇다! 누구나 그럴싸한 계획을 가지고 있다. 처맞기 전까지는! 이는 온라인 쇼핑몰을 꿈꾸는 이들에게도 바로 적용될 수 있는 명언인데... 온라인 쇼핑몰을 꿈꾸는 이들은 누구나 그럴싸한 계획을 가지고 있다. 트래픽을 갖고 와야 하는 현실에 처맞기 전까지는! 너무 뼈를 때렸나? 여하튼 쇼피 파이로 자체몰을 만들건, 마젠토로 만들건, 대형 플랫폼에 들어가지 않고 독립몰을 만들 때는 누구나 거창한 계획쯤은 가지고 있다. 그래! 나는! 내 고객 데이터를 모을 것이다. 그 고객 데이터로 이메일 마케팅도 할 것이고! 등등등 꿈에 부풀게 되는데
이와는 반대로 대형 공룡 플랫폼에 들어가는 것은 결국에 내 고객을 모으는 것은 아니니, 자체몰만을 선택한 내 선택이 잘 한 선택이라고 자기 위로를 하면서 쇼핑몰 창업의 단편적인 면만 보는 핑크빛 상상을 계속하고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당신이 트래픽을 가져오지 못하면, 자체몰이 되었든 그 할아버지가 되었든 간에 핑크빛이 아니라 먹구름을 보게 될 것이고 당신은 곧 질식사할지도 모른다는 뼈아픈 현실이다.
그때의 내가 그랬다. 나는 그렇게 대형 플랫폼이 아닌 자체 독립몰 쇼핑몰 창업에 뛰어들었었고, 트래픽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관련 업계에서 페이스북 NO.1 커뮤니티를 운영하는 운영자, 산드라와의 극적인 미팅을 했었다. 나는 생전 입지도 않는 정장을 차려 입고 노트북 저화질 캠 앞에 서서 그녀에게 우리의 비전에 대해서 고화질의 퀄리티로 설명했으며, 산드라에게 거절할 수 없는 제안으로써 협업을 제안했었다.
나의 제안은 간단하면서도 마피아식처럼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이었는데, 그녀는 절대적으로 이 제안을 거절할 수 없을 거라는 것을 나는 이미 기획단계에서 알고 있었다. 내가 그녀라고 해도 거절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우리 자체몰은 사이트 첫 번째 페이지 하단 부분에 그녀 커뮤니티의 로고를 삽입하여, 사이트 기획 자체부터 그녀의 커뮤니티와 함께 하는듯한 분위기를 연출하였으며, 그녀 커뮤니티의 멤버들에게는 스페셜 고객 서비스를 제안하고(환불, 반품 기간 특혜), 또한 가장 확실한 조건 하나는 그녀의 경쟁 커뮤니티와는 앞으로 절대적으로 협업하지 않는다를 제안했다.
그녀의 페이스북 커뮤니티 회원은 총 5만 명이었고, 그녀의 반대세력 다른 커뮤니티를 다 합치면 또한 5만 정도 되었다. 우리는 깜냥도 안되면서 10만 명을 아우르는 마케팅 전략을 펼치기보다는 확실하게 그녀의 커뮤니티 5만 명에게 찰싹 붙어서 어필하고 나머지 5만 명에게는 미운털이 박혀서 네거티브를 당해도 괜찮다는 식의 그냥 포기해버리자! 라며! 과감하게 타깃 좁히기 마케팅 전략을 시도했다. 심지어 그녀 커뮤니티 회원들만 구매해주면 된다!라는 공격적인 접근으로 타 커뮤니티에서 눈초리를 받기도 하였다. 그러나 이는 재미있게도 의도치 않게 바이럴 마케팅이 되면서 그녀의 커뮤니티와 그녀 경쟁 커뮤니티 모두에게서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으며 업계에서는 이렇게 시작한 자체몰이 없어서 신선한 출발로 주목받게 되었다. 그럼 과연 결과는 어떠했을까?
우리는 그녀에게 신상품에 대한 링크를 제공했고(타 사이트에서도 판매하는 제품이지만, 신상품들은 항상 재고 부족으로 타 사이트는 올리자마자 판매되어 충분한 재고가 없었다. 그러나 우리는 고객 자체가 없었기 때문에 충분한 재고를 보유할 수 있었다)
이 링크는 다른 고객들은 구매할 수 없도록 그녀에게 익스크루시브 링크를 제공했다. (어차피 다른 고객이 없기 때문에 우리는 상관없었다)
이 링크를 그녀가 대단하게 협업을 해서 따온 것처럼 뭔가 특혜가 있는 링크처럼 그녀의 커뮤니티에 올리기 시작하였고, 이 링크를 타고 너도 나도 할 것 없이 우리에게 주문하기 시작했다.(가격은 타 사이트보다 조금 더 저렴하게 책정했다. 물론 이는 그녀 커뮤니티에게만 준다고 협업했다) 우리는 산드라 커뮤니티 회원들에게 왜? 우리 사이트에서 구매해야 하는지? 다른 사이트이면 왜 안되는지! 에 대한 충분한 이유를 제공하게 된 것이다.
드디어! 구글 광고를 하지 않아도 주문들이 들어오고 시작했고, 링크에 공개한 제품들은 곧 품절되기 시작했다. 제시카는 어리둥절해하면서, 전화 통화를 받는 내 모습과, 평소에는 '새 메일이 없습니다'만 보이던 고객 서비스 이메일에 새로운 이메일이 100통 이상씩 마구 들어오는 아주 신선한 팀 내의 분위기에 그녀는 결심이라도 한 듯이! 입을 열었다!
실장님! 우리 사람 뽑아야 할 것 같은데요???
언제나 옳은 말만 하는 제시카의 "우리 사람 뽑아야 할 것 같은데요"라는 말에... 나는 그래, 이럴게 아니라 물들어 왔을 때 노 저어야 한다고. 지금 우리 팀도 확장을 해야 한다고 직감했다. 1인 기업이었던 나에서 시작해 다음은 디자이너 제시카와 나, 그리고 이제는 팀다운 팀을 만들기 위해서 사람을 더 뽑아야 할 때가 우리에게도 온 것이다. 나는 "제시카 씨 맞아요. 우리 팀을 뽑아야 하겠네요. 기대되네요" 라며 제시카에게 웃으며 이야기하면서 동시에 플래너에는 지금 가장 필요한 부분이 어떤 부분인지 추려보기 시작했다.
고객 서비스 전담 직원(판매량이 올라가면, 반드시 CS가 많이 뒤따른다, 조금 판매할 때는 못 느끼는 부분)
물건 포장 직원(판매량이 올라가면 들어오는 물건과 나가야 하는 물건 모두 일손이 필요해진다. 혼자는 더 이상 커버 안 되는 수준이다. 역시 조금 판매할 때는 못 느끼는 부분)
일단 위와 같이 2명의 직원이 필요했다! 그러면 드림팀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CS 들어오는 것 고객 서비스 전담 직원이 처리하고, 물건 들어오고 나가는 것 전담 직원이 처리하고, 기획 배너, 프로모션 배너 디자인은 제시카가 하고, 나는 이 모든 것들을 총괄하면서 새로운 제품들 주문도 하고, 위에 보고도 하고 기획도 하고 모든 것이 제대로 돌아갈 거라고 생각했다. 나는 다음날 바로 Indeed(구인 사이트)에 패기 있게 모집 공고를 냈다. 아무것도 없지만 비전만을 던져주며! 곧바로 들어오는 이력서들을 검토해서 며칠 뒤 Syed와 Jenny를 만나게 되었다.
구인 사이트에 올려놓고 며칠이 지난 오늘 드디어 최종 인터뷰 날짜가 다가왔다. 고객 서비스 팀에는 Jenny 그리고 배송팀에는 Syed가 인터뷰 대상자들이었다. 점심시간 지나고 차분한 시간인 오후 2시쯤 인터뷰를 보기로 했고, 제시카와 나는 인터뷰 시간이 다가오자 뭔지 모를 두근거림에 숨죽이게 되었고... 나름 인터뷰한다고 급하게 마련한 썰렁해 보이는 테이블과 철제 의자! 를 바라보며 인터뷰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때였다. 밖에서 경쾌한 또각또각 여자 구두 소리가 들려왔다. 뭔가 신이 난 사람의 발자국 소리 같은 느낌이었다. 또각... 또각... 또각...
그리고는 유리문으로 된 사무실 문을 단 한 번의 노크와 머뭇거림 없이 시원하게 열어버리는 그녀의 등장!
"Hi~!"
차가워 보이는 제시카와는 완전히 정반대의 초긍정 파워로 무지하게 밝아 보이는 Jenny 였다. 하이힐 까지는 아닌 적당한 높이의 검은색 구두에, 약간은 짧은 치마 그리고 나이는 어디로 봐도 고등학생 나이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틴에이저 같은 옷차림과 하이라이트로 샛노란색을 염색한 단발머리를 한 그녀는 딱 봐도! 아시아계 여성이었다.
너무도 당당한 그녀의 등장에... 제시카와 나는 눈이 마주쳤고, 제시카의 눈동자가 확실히 뭔가 놀란 것처럼 동그라져 있었다. 그리고 차가운 공기의 사무실이 따듯한 공기로 전환되는 듯한 느낌을 받음과 동시에 나는 Jenny에게 인사를 하고 여기에 앉으라고 했다. 그리고는 우리의 상황을 솔직하게 이야기해주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Jenny는 뭔가 기죽거나, 걱정하기는 커녕 연신 "노 프라블럼! 대박이 날 거예요! 왠지? 그럴 것 같아요!"를 외치고 있었는데... 자기 계발 채널이나 봐야 나오는 초긍정 파워를 그녀는 몸소 나에게 전파하고 있었다. 그녀의 웃는 얼굴이 어찌나 당당한지 나는 압도당했고 내 뒤편 모니터에 숨어있던 제시카 마저도 압도당한 느낌이었다. 그렇게 우리는 Jenny의 인터뷰를 끝내게 되었고 이어서 정직하고 순수해 보이는 Syed의 인터뷰도 끝내게 되었다. 그렇게 그들은 우리와 함께 일하게 되었다.
냉랭한 제시카, 초긍정 파워 제니, 정직한 청년 사이드, 그리고 나!
이렇게 우리는 Team이 되었고, Dream Team이라고 굳게 믿었다.
파이팅!
안녕하세요. 팀장님! 서버가 터졌습니다. 7화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벌써 2022년이네요. 2022의 첫날인 1월 1일을 이렇게 7화를 연재하면서 보내게 됩니다. 앞으로 Dream Team으로써의 활약 또한 기대해주시며, 읽어주시는 독자분들 모두 올해 복 많이 받으세요! 2021년 브런치를 읽어주셔서 감사했습니다!
0화 - 제로에서 시작해서 결국 서버 터트린 미국 쇼핑몰 이야기!
1화 - 대세는 온라인! 온라인팀 창설하다!
2화 - 오늘부터 온라인 팀 1일 차 팀장
3화 - 재야의 고수를 찾아서! 마젠토의 고수를 찾아라!
4화 - 허세 그득그득한 그랜드 오프닝의 최후!
5화 - 드디어! 첫 주문이 들어오다!
6화 - 트래픽! 을 잡기 위해 출사표를 던지다!
7화 - 이제는 직원이 필요한때! 드림팀을 구성해라!
8화 - 팀장님 서버가 터졌습니다!(다음 편)
9화 - 자체 개발! APP으로 혁신해라!
10화 - 잘 나가던 우리에게 OMG! 소송이 들어오다!
11화 - 반품 악성 고객들을 잡아라!
12화 - 고객들로부터 연말 상장을 받다!
13화 - 장밋빛 미래 속에서의 확장!
14화 - 갑작스러운 이별의 순간들!
15화 - 이제는 팀장이 아닌 대표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