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만 명이 모인 온라인 광장,
그곳에는 매일같이 자신의 지극히 개인적인 안부를
실시간으로 전하는 이들이 있다.
굳이 알리지 않아도 좋을 소소한 일상부터
수십 장의 셀카까지,
광장 한복판으로 성큼 걸어 나가
자신을 가감 없이 노출하는 그들의 부지런함은
카톡 프로필조차 비워두는 나로서는
도저히 닿을 수 없는 생경한 풍경이다.
그들의 게시물에는 묘한 활기가 있다.
명절의 고단함 속에서도 전을 부치며
끊임없이 셔터를 누르고,
전철 안에서 책을 읽는 순간조차
카메라 렌즈를 향해 미소 짓는다.
어쩌면 그들의 독서는
활자를 씹어 삼키는 침잠의 시간보다,
'책 읽는 나'를 타인에게 전하는 공유의 시간에
더 가까울지도 모른다.
실시간으로 쏟아지는 격려와 응원,
칭찬이라는 외적 보상은
그들에게 오늘을 살아갈 강력한 동력이 된다.
한때는 그 소란한 안부 뒤에 숨겨진
'심리적 허기'만을 보았다.
타인의 박수 없이는 자신의 존재를 증명하지 못하는
공허함의 발현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다시 들여다본 그들의 모습은
오히려 이 거친 세상을 열심히 살아내기 위한
그들만의 치열하고도 투명한 생존법이었다.
그들은 스스로를 꺼내 놓음으로써
타인에게 "이곳은 자기를 드러내도 안전한 곳"이라는
무언의 신호를 보낸다.
사실 커뮤니티라는 생태계에서
이들의 기여도는 실로 높다.
모두가 뒷모습만 보이고 침묵한다면
광장은 차갑게 식어버릴 것이다.
누군가 먼저 "나 오늘 참 예쁘죠?"라며
마음의 빗장을 열어주기에,
보는 이들은 재미를 얻고 비로소 다른 이들도
자기 가슴속 이야기를 꺼낼 용기를 얻는다.
그들의 요란한 안부는 차가운 디지털 공간에
온기를 불어넣는 마중물인 셈이다.
누군가는 텅 빈 카톡 프로필 뒤에서
침묵으로 사유를 정제하고,
누군가는 수십 장의 사진 속에 자신을 투영하며
광장을 풍성하게 채운다.
방식은 극단적으로 다르지만,
'나 여기 살아있노라'라고,
'오늘도 이만큼 애쓰며 살았노라'라고 외치는
마음의 본질은 결국 같다.
전시되는 지성도,
침묵하는 사유도,
서로가 있기에 비로소 완결되는 커뮤니티라는,
거대한 드라마의 주인공들인 셈이다.
광장의 조명이 꺼진 뒤 찾아오는 고요 속에서,
나는 더 이상 그들을 의아해하지 않기로 했다.
우리는 저마다의 무대 위에서,
저마다의 속도로,
저마다의 최선을 다해
오늘이라는 산을 함께 넘고 있을 뿐이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