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Someone You Loved'를 들었다.
Lewis Capaldi의 목소리는
버티고 버티던 마음이
끝내 무너지며
한꺼번에 쏟아지는 소리 같았다.
그것은 노래라기보다
뒤늦게 도착한
절규에 가까웠다.
노래 속 한 문장이
마음에서 떠나지 않는다.
I was getting kinda used to being
someone you loved.
나는
누군가에게 사랑받는 사람이 되는 삶에
조금씩 익숙해지고 있었다.
사랑이 끝났다는 말보다
이 문장이 더 아픈 이유는
그 안에 시간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조심했고,
어색했고,
혹시 사라질까 불안했지만
어느 순간부터 그 사랑을
하루처럼 믿기 시작했을 것이다.
그래서 사랑은
끝나는 순간보다
익숙해진 뒤에 무너질 때
더 깊이 아프다.
노래를 듣다가
문득 한 장면이 떠올랐다.
황금빛 밀밭 앞에 서 있는 여우.
여우는 어린 왕자에게 말한다.
길들여진다는 건
서로에게 특별해지는 것이라고.
그리고 또 하나의 비밀을 알려준다.
너의 장미꽃이
그토록 소중한 것은
그 꽃을 위해 네가 공들인
그 시간 때문이라고.
그러고 보면,
사람은 처음부터 특별한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보낸 시간 때문에
특별해지는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 아닐까.
사랑이 지나간 뒤에도
어떤 것들은 사라지지 않는다.
어떤 노래,
어떤 거리,
어떤 계절.
그 모든 것이
어느새 한 사람의 색으로 물든다.
어쩌면 사랑이란
사람을 붙잡아 두는 일이 아니라
그 사람이 남기고 간 풍경과 함께
조용히 살아가는 일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노래 한 곡이
오래된 마음을 데려오고,
바람이 불어 밀밭이 흔들릴 때
여우가 어린 왕자를 떠올리듯
우리도 문득
한 사람을 떠올린다.
그 노래가 다시 한번
시간의 풍경을 흔들어 놓기 때문이다.
바람이 불면
밀밭이 흔들린다.
그리고 그때마다
사랑은 사라진 것이 아니라
그저 조금 늦게 도착했을 뿐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사람은 결국
그 풍경 앞에 혼자 서서
뒤늦게 울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