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으로 가는 마음
봄인 줄 알았는데,
겨울이 마지막 텃세를 부린다.
콧등을 스치는 바람은 여전히 서슬 퍼런 칼날
"에취" 소리 한 번에 흩어지는 하얀 입김이
이 계절의 경계를 선명하게 긋는다.
두툼하게 두른 옷가지 사이로 파고드는 냉기에도
발걸음이 가벼운 건,
곧 마주할 고통의 환희 때문일까.
허벅지 근육은 팽팽한 활시위처럼 비명을 지르고
심장은 가슴뼈를 두드리며 거친 박동을 연주한다.
몰아치는 숨결이 폐부에 닿아
랩소디를 써 내려갈 때
비로소 살아있음의 선율은 산등성이를 타고 흐른다.
찬 바람은 땀방울을 앗아가고
고통은 정점의 끝에서 순한 평온으로 바뀔 무렵,
시린 코끝에 걸리는 건 겨울의 잔재가 아니라
내 마음속에 먼저 피어난 뜨거운 봄의 조각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