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봄을 향해 계절의 문턱을 넘는 시간
만난 지 15일이라니
얼마나 설렜을까,
살짝 웃음 짓는 얼굴에도,
녹사평역 4번 출구에서
예쁜 연인들 따라 걷는 발걸음에도,
생동하는 경리단길을 쭉 따라 올라가다 보면,
이제는 관광지가 된 길의
분주함과 인기를 실감하는 바람에도,
때로는 황금빛 햇살이 묻은
내 모습을 단장하는 손길에도,
순간을 담고 싶어 서서히 포즈를 잡는
내 몸짓에도,
겨울은 살며시, 가는 중.
남산 둘레길에 들어서서
포근해진 햇살을 마음껏 들이마시다가
부츠에 묻은 흙먼지를 개의치 않고,
은은히 풍기는 흙 내음을 킁킁거리며,
큰 숨으로 욕심내는 내 마음 구석구석에도.
쫙 뻗은 길 위,
서울의 아름다움에 감탄하려 모여든
관광객들의 왁자지껄한 소리 속에도,
하늘을 등진 팔각정의 지붕 위에도.
가만히, 가만히
봄이 오는 중.
산들바람에 실려온 봄의 소리와
허공에 머물러 있는 여운을
오랫동안 기억하는 중.
봄의 소리가 들리는 지금,
설레는 순간들을 하나하나 담으며
나만의 봄을 향해 계절의 문턱을 넘는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