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이웃집에 신이 산다

by 차안빈

나는 종교가 없다. 신의 존재 여부에 대해 한학기동안 토론해야만 학점을 주는 교양에서 A를 받긴 했지만, 학점을 위해서 내 믿음을 팔아넘겼을 뿐, 진짜로 내가 생각하는 바는 아니다.


종교는 뭐지? 믿음인가?

사회적으로 합의되지 않은 믿음 또는 그 믿음을 가진 사람들의 유기적 집합체? 그렇다면 믿음의 방향은, 대상은 무엇인가?

<이웃집에 신이 산다>라는 영화를 보면, 자연재해뿐만 아니라 사람들의 믿음이나 트라우마조차 신이 지정해둔 규칙에 지나지 않는다. 재밌는 설정인데, 그 수많은 규칙 중 하나인 "기회는 준비된 자에게 찾아온다."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 한다.

기회는 눈에 독이 오른 자에게만 포착된다.


내 뒤에서 함께 조깅을 하던 엄마가 오천원을 주웠다. 한두번이 아니다. 어쩔 때는 천원, 어쩔 땐 만원짜리기도 한다. 어느 코묻은 돈인가싶다가도, 항상 엄마 눈에만 발견된다는 것에 새삼 신기했다.


집에 돌아와 이 이야기를 하자, 이번엔 아빠의 눈이 반짝인다. 그리고 일주일도 채 되지 않아 아빠도 삼천원을 주워왔다. 고 근방에서 또 주웠단다.


생각해 보면 우리 가족들은 곧잘 돈을 줍곤 한다. 초등학생이던 동생은 문방구에서 주전부리 하나 사먹는 재미에 살았다. 필시 눈에 불을 키고 다녔을 거다. 그러다가 당시 액수로 삼만원을 주워 친구와 노나가졌다며 뛰어들어오기도 했다. 나는 그 근방을 십년이 넘게 걸어다니면서 백원짜리 하나도 보질 못했는데.


그리고 돈이 궁한 대학원생이 된 나는 깨끗한 랩실 바닥을 살피며 살아가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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