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파도의 끝에 머무른 윤슬을 바라본다. 밀려들어오고, 또 밀려들어오고, 사라지고, 또 사라지고, 를 반복한다. 나무는 한 겹씩, 두 겹씩 쌓여 나이테를 만드는데, 파도는 한 겹도, 두 겹도 사라진다.
어쩐지 가짜 방지턱이 떠오른다. 가짜 방지턱은 언뜻보면 진짜 같아서 사람을 긴장케 한다. 속도를 30, 20으로 줄여 밟으며 조심, 하고 넘을라치면 아무것도 없는 맨바닥이라서 아니, 오히려 페인트칠이 잘 된 바닥이라서 매끄러이 넘겨 사라진다.
어쩐지 징크스같은 존재다. 징크스는 언뜻보면 진짜 같아서 사람을 긴장케 한다. 잘못되면 어떡하나, 같은 실수를 반복하면 어떡하나, 이 모든 걸 내 잘못으로 돌리며 다시금 아픔을 반복하고 싶지 않아서 조심, 또 조심한다. 그리고나면 그럼 그렇지, 잘했어, 잘 견뎠어, 하는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