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 살의 스케치북
아이들이 그린 인물화는 특별하다. 꾸밈이 없고, 정직해서 웃음이 나게 한다. 사실적이거나 정확한 표현이라고 볼 수는 없지만, 대상을 바라보는 마음속의 이미지가 도화지에 그대로 새겨지기 때문일까. 부리부리한 눈, 깨끗하게 면도했지만, 엄마와는 다르게 아빠 턱에서 느낄 수 있는 까칠한 수염의 질감, 제품을 바른 머리카락을 위로 바짝 올려 눈에 들어오는 시원한 이마, 드르렁드르렁 코 고는 소리, 그리고 언제나 자신을 지지해 주는 아빠에 대한 무한한 신뢰와 애정.
머뭇거리지 않고 자신 있게 그은 시원한 스케치 선이 마음에 든다. 사랑하는 아빠야말로 아이가 세상에서 가장 잘 알고 있는 인물화 모델 중 한 명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