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 살의 스케치북
삶을 살아가면서 가장 아끼고 사랑해야 하는 것은 자기 자신이며, 사랑해 주기 가장 어려운 존재 또한 나 자신이라는 것을 종종 느끼곤 한다. 나이 마흔이 넘은 지금도 스스로가 낯설게 느껴지고 내가 내린 판단에 대한 확신이 서지 않아 어려움을 겪곤 하는데, 그럴 때마다 자신을 미워하게 될때도 있다.
딸아이는 이런 부분에서 나와 많이 다르다. 화가 나거나 슬프고 좌절하는 일이 있더라도 늘 잘 털어낸다. 그리고 힘든 감정과 상황에서 자기 자신을 구해낸다. 스스로와의 갈등을 어떻게든 풀어내는 아이를 보면 부럽고 배우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도 그 마음을 나눌 수 있는 것이겠지. 아이를 키우면서 내가 더 많이 자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