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 살의 스케치북
시원하게 높고 파랗던 하늘은 해가 질 무렵이 되면 고운 색으로 불타오른다. 어느 예능 프로에서 나이가 지긋한 여배우는 노을이 너무 슬퍼서 싫다고 말했다. 노을을 바라보면 왠지 눈물이 나서 울어버린다던 그 배우는 몇 년 뒤 아카데미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으며 다시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여섯 살 아이가 바라보는 노을은 예쁘다. 좋아하는 색이 다 섞인 듯 아름다운 하늘빛. 노을을 바라보는 아이의 눈동자가 반짝인다. 함께 바라보며 서 있는 내 얼굴에도 노을이 물든다.
어쩌면 노을은 저물고 있는 햇빛의 반향이 아닐 수도 있다. 다시 시작할 하루를 위해 힘을 비축하고 있는 하늘의 에너지라고 생각을 해보며 작게 웃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