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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oraccoli pen Oct 22. 2021

마법의 감나무 (다섯 살, 12월)

여섯 살의 스케치북

소원을 들어주는 나무가 있다면 무엇을 기도해야 할까. 결혼하고 아이가 태어난 뒤로 가족의 건강과 행복만큼 중요한 소원은 없다. 어른이 되고 난 뒤 갖고 있던 소원들은 많았다. 그러나 개인적인 성공, 원하는 곳으로의 입학, 다른 사람들로부터의 인정 등 생각할수록 재미없고 따분한 소원들만 잔뜩 떠오른다. 다섯 살의 어린이라면 이 멋진 나무를 앞에 두고 어떤 소원을 빌고 싶을까 궁금해졌다. 그래서 열 한 살이 된 아이에게 그림을 보여주며 나무를 그렸을 때의 마음을 물어보았다. 그랬더니 별다른 기억은 나지 않고 본인의 그림을 조금 더 특별하게 하기 위해 ‘마법 나무’라고 이름 붙였을 거라는 시시하고 멋없는 대답이 돌아왔다.  

6년 전, 그림을 그리고 있는 바로 그때 질문했어야 했다는 후회가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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