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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oraccoli pen Oct 22. 2021

면봉 발 눈사람 (여섯 살, 2월)

여섯 살의 스케치북


눈이 오는 겨울은 딸아이가 제일 좋아하는 계절이다. 펑펑 눈이 내린 날에 흥이 오른 아이는 서둘러 신발을 신고 밖으로 나간다. 손을 호호 불어가며 눈싸움을 해야 하고 눈사람도 만들며 놀아야 해서 바쁘다. 그러나 정성스레 만든 소중한 눈사람이 곧 녹아서 사라진다는 자연의 법칙은 아이가 좀처럼 받아들이기 쉽지 않다. 눈사람에게 발이 있다면 '겨울 왕국'의 눈사람, 올라프처럼 해가 비추기 전에 도망갈 수 있을까. 아니면 아이를 따라서 집으로 들어와 함께 놀 수 있을까.

내 화장대에서 면봉을 잔뜩 챙겨갔던 딸아이가 자신이 만든 눈사람 종이인형에 발을 많이도 달아 주었다.

눈사람이 웃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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