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락메모] 워런 버핏을 떠나보내며

by 양벼락

잘 알지도 못하는 할아버지가 뭐 그리 대단하다고 그가 은퇴한 것이 역사의 한 장면처럼 느껴지는지 모르겠다. 버핏옹이 하는 말은 책과 유튜브로만 접한 터라(그마저도 겉핥기였을 뿐이지만) 이번 버핏옹이 하신 말씀은 조금이라도 제대로 들어보려 하였으나... 역시 이번에도 요약본을 보았다.


얼마나 확고한 신념이 있었기에 그렇게 긴 기간 동안 자신의 투자 철학을 설파하고 많은 사람이 그를 따르게 할 수 있었는지 모른다. 머리가 유달리 좋은 점은 본인도 알고 있는 것 같던데, (고 찰리옹도 버핏옹이 자신이 아는 사람 중 가장 똑똑하다고 했다) 또 이렇게 어마어마한 실적을, 은퇴할 때까지 이루고, 은퇴 시점에 박수를 받을 수 있는 할아버지. 대부분 박수칠 때 떠나라는건 조금 이른 시기에 가라는 의미인데 이 할배는 주구장창 해먹고도 박수를 받는다. 실적도 실적이지만 버핏옹은 월드클라스들 중에서 가장 인간답고, 가장 유머러스하고, 가장 여유로운 사람으로 기억될 것 같다. 트럼프는 미간이 펴질 날이 없는 깡패 스크루지 같고, 일론은 미래에서 온 외계인이 분명하고, 스티브잡스는 까탈스러운 히어로이고, 힐러리 클린턴은 밑도 끝도 없이 너무 잘났다. 그런데 왠지 버핏옹은 친해지고 싶은 할아버지 느낌이다. 그런 할아버지인게 부럽다. 돈도 많은데 이미지도 좋은 할아버지인게.


얼마 전 동료로부터 '너는 위인전에 나오는 사람처럼 산다. 책 속에 있는 인간이나 저리 살지 싶은데 니가 바로 그렇게 산다.'는 말을 듣고 박장대소를 하였다. 나는 그냥 갈대처럼 이리 휩쓸리고 저리 휩쓸리고 될대로 되라면서 살고 있을 뿐인데... 하긴 방향성은 없지만 하루 종일 분주하긴 하다. 분주함 분야에서는 위인전에 나올 만도 하다고 생각한다. 나는 어떤 할머니로 기억될지 궁금하다. 우리 아이들 외에 나를 기억해줄 사람이나 있을까?


이렇게 쓰고나니 나를 기억해줄 아이들 중 하나에게 오늘 너무 박하게 굴었던 것 같아서 미안해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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