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락메모] 불교는 생각보다 빡세다

by 양벼락

나는 불교적 베이스가 없는 인간이다. 친조모가 불심이 깊긴 했지만 내게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고, 절은 내게 관광지일 뿐 단 한 번도 예배? 미사? 같은 것을 드려본 적이 없다.


그런데 요즘 불교가 아주 힙하다 하여 불교 책 하나를 읽어야 할 이유가 있다고 판단하여 조계사 앞 서점에서 책을 하나 골랐더랬다. 표지에 화엄경에 나오는 '꽃이 스스로를 버려야 열매가 된다' 정도의 인사이트가 있는 글귀가 있어서 그에 감동하여 몇 만원 짜리 책을 산 것이다. 표지의 인사이트에 속은 것인지, 속에는 온갖 이론이 가득한 책이었다. (읽기 어렵다는 것은 아니지만... 표지에 속았다.) 그런데 읽다보니 재밌긴 해서 출퇴근 길에 야금야금 읽는 중인데, 불교의 참선이라는 것이 생각보다 빡세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오만 이론들이 많이 있더라. 정견, 정사유, 정진... 알 수 없는 정 시리즈와, 탐진치 삼독 시리즈, 사마타와 비파사나..... 무아(나는 존재하지 않는다)를 받아들여야한다, 소의처 하나에 집중하면 번뇌가 사라진다 등등...


읽으면 읽을수록 '아니 세상에 그런 경지가 있기는 있는거여? 왜 자꾸 인간 본성을 거스르는 게 선이라고 하는거여? 이거 기독교보다 한참 빡세서 나같이 하찮은 중생은 도저히 참선 못하것는디????' 이런 생각만 가득하다.


내가 겉 핥기로 접했던 힙한 불교는 말하자면 락밴드 같은 기독교 찬양팀과 흡사한 것이었다. 기독교를 처음 접했을 때도 뭔가 너무 많은 정보가 쏟아져서 비슷한 느낌을 받기는 했지만 이 정도는 아니었다. 옴마니반메홈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깊이가 블랙홀과 다를 바 없다. 책을 잘못 고른 걸 수도 있겠다;;; 더 빨려 들어가기 전에 후딱 나와야할 텐데 읽을수록 재밌는 걸 워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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