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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보람 Oct 17. 2022

2022년 가을

시간  빠르다. 매계절 매 순간 느끼는  같지만 유독 이번 가을은 너무 빠르게 다가왔다.

어디선가 사람들은 자기가 태어난 계절을 좋아한다고 들었던 것 같은데 나는 유독 내가 태어난 여름이 싫었다.

추운 것도 싫지만 유독 싫은 더운 여름이 내겐 제발 빨리 지나갔으면 좋겠는 그런 계절이다.

그런데 올해는 더운 줄도 모를 만큼 너무 바쁘고 정신없게 지내느라 싫은 줄도 지나가는 줄도 몰랐다.

그래서일까. 유독 좋아하는 계절인 가을이 너무 일찍 와버려 떠나간 여름이 아쉬울 지경이었달까.

바쁜 여름방학을 보내고, 정신없는 가을. 개학을 맞이하여 새로운 루틴을 적응하려다 보니 뭔가 붕 떠있는 느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흐트러진 밸런스를 맞추느라 고군분투하고 있는 나.

사실 그동안 나 자신을 돌아볼 여유조차 없었는데, 9월 초중반을 보내고 이제 좀 자리를 잡았나? 싶으니 내가 너무 짠했다.

나도 나름 이 땅에 태어났으니, 역사에 길이 남을 엄청난 사명까지는 아니더라도 뭔가 좀 괜찮은 무언가를 해야 할 것 같은데 뭐하나 제대로 하는 것도 없으면서 뭐가 그리 바쁜지 숨 한번 고르게 쉬지 못할 만큼 쫓기듯 사는 걸까.

최근에 남편이 회사일로 바빠져 평소보다 소통도 어렵고 독박 육아가 최고조가 되어 자꾸만 우울감에 사로잡혔다.

그럴수록  바쁘게 하루를 보내고 애써 나를  다독이고 있었는데, 코로나 시기엔 못 봐서 아니 안 봐서 좋았던 것들이 자꾸만 보이고 들리고 스쳐 지나가며 겨우 다잡은 마음까지 흔들리게 해서 괜히  나 자신이 못나 보이는 2022 가을이다.


 가을이라서 요즘  우울해라며  스스로를 돌아볼  있는 여유와 투정 아닌 투정을 늘어놓을  있음에 감사하며 살자.

우울할 필요도 우울할 시간도 없이 이렇게 내 주변에 둘러싸인 아름다운 제주를 느끼며 살아갈 수 있는 것만으로도 정말 행복하다.

결국 오늘을 잘 살아갈 수 있도록 나를 다독이는 자기 합리화일지도 모르지만, 이게 또 나만의 밸런스를 맞춰가는 나만의 방법일지도.

그저 오늘 하루 즐겁고 만족스러운 하루면, 오늘보다 내일이 기대되는 희망 있는 삶이면 그걸로 족하지 않을까.

 그냥 오늘은 오늘이 마지막인 것처럼 오늘을 즐길래. 내일은 내일의 나에게 맡기면 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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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에서 작가님의 글이 120일이상 올라오지 않았다며 너무 재촉해서, 그동안 써두었던 글 중 하나를 올려본다.

아, 물론 글은 여전히 정기적으로 꾸준히 쓰고 있지만, 브런치에 올릴만큼 만족스러운 글이 나오지 않아서 자꾸 미뤄둔게 벌써 4개월이나 됐단다.

뭐 어차피 누가 보겠나 생각하면서도 그래도 혹시나 누군가 읽을지 모를 글을 너무 성의없게 툭하니 올려두기 싫어 고민하다보니 자꾸만 미뤄졌다.

그래도 다시 이렇게  용기를 내어 올리고, 다시 또 나만의 루틴을 잡아 가는 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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